"이 더위에 전기마저 끊길까 걱정이에요"
유틸리티 요금 못내는 집 부쩍 늘어
5가구 중 1가구 꼴로 사용료 체납
가주 240만, 전국 2000만 가구 연체
가구당 평균 403달러→792달러로
"정부 지원책 적극적 강구해야"
# 두 자녀를 둔 한인 A씨(다이아몬드바 거주)는 지난 5월 전기회사로부터 연체료 통보를 받았다. 가뜩이나 렌트비에 물가까지 올라 생활비 감당이 어려운데, 전기세마저 부담스러워 납부 기한을 놓친 탓이다. 계속 연체하다가는 자칫 전기마저 끊길까 전전긍긍이라는 A씨는 "생활비 중에 어디서부터 어떻게 줄여할 지 모르겠다"며 난감한 상황을 호소했다.
최근 심각한 인플레이션과 에너지 가격 상승 등에 따라 미 전역 약 2000만 가구 이상 전기, 수도, 개스 등 유틸리티 요금 체납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에너지지원 관리자협회(National Energy Assistance Directors Association, NEADA)의 통계에 따르면, 현재 미 전역에 걸친 체납액은 지난 2019년 말 81억 달러에서 현재 두 배 수준인 160억 달러다. 가구장 평균 연체료는 403달러에서 792달러로 96.5% 껑충 뛰었다.
NEADA의 마크 울프(Mark Wolfe) 사무국장이 29일 본지와 통화에서 “가주에서는 약 240만 가구가 제때 요금을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전체 가구의 20.8%에 해당하는 비율”이라고 밝혔다. 울프 사무국장은 “가정용 에너지 비용이 점점 부담하기 어려운 수준에 도달하고 있다”며 “특히 저소득층 가정은 빠듯한 예산 탓에 공과금 지불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연방 정부 차원에서 더 적극적인 지원책을 강구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또, NEADA의 윌 맥힐 박사(Research Associate)는 “유틸리티 요금 체납의 주 요인은 에너지 비용 급등”이라며, “유틸리티 요금(냉난방비)을 지원해주는 연방정부의 저소득층 가구 에너지 지원 프로그램(LIHEAP)의 전액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전문가들은 여름철 에너지 수요가 높지만 올 겨울에는 난방비 탓에 많은 주민들이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에너지 컨설팅업체 리포우오일어소시에이츠(Lipow Oil Associates)의 앤드류 리포우 회장은 “올 겨울 연료비 지출이 더 많아질 것”이라고 경고했는데, "이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로 국제적인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한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소비자 물가 지수는 전반적으로 인플레이션이 40년 만에 최고 수준에 머물고 있음을 보여준다. 근로자들의 급여가 오르고 있지만, 물가 상승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 더 많은 소비자들이 절충안을 마련하고 식료품과 같은 필수품에 대한 지출을 우선순위에 뒀다는 분석됐다.
가주 커뮤니티서비스개발국(Department of Community Services and Development)의 2022년 저소득 가정 에너지 지원 프로그램(LIHEAP) 신청 자격은 1인 기준 월 소득이 2564달러, 2인 가족 3353달러, 3인 가족 4143달러, 4인 가족 4932달러 이하다. LIHEAP의 혜택 및 신청 문의는 홈페이지(www.csd.ca.gov/Pages/LIHEAPProgram.aspx) 또는 전화(866-675-6623)로 하면 된다.
우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