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운명의 날' 찾아왔다
대한항공-아시아나 기업결합이 오늘 열리는 아시아나 이사회에서 판가름날 전망이다. / 각 사
오늘 아시아나항공 이사회서
화물사업 분리매각 여부 결정
부결되면 합병 물 건너 갈 수도
업계 "회사에 이익되는 방향으로 결정"
3년간 이어져온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이 '운명의 날'을 맞았다.
30일(현지시간) 열리는 아시아나 이사회에서 화물사업 분리매각 문제가 실질적으로 결론지어진다.
이사회가 매각에 동의할 경우 대한항공은 양사 합병에 까다로운 잣대를 들이민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인 EU집행위원회에 관련 내용을 담은 시정조치한을 제출할 예정이다.
이는 EU집행위원회의 심사통과 가능성을 한층 높이는 것으로 일각에서는 기업결합의 ‘9부능선’을 넘을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아시아나측은 이사회 종료 직후 공시 등을 통해 결정내용을 발표하기로 했다.
대한항공도 이날 이사회를 열어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 부문을 매각하되 직원들의 고용이 유지되도록 지원하겠다는 아시아나측과의 합의서를 안건으로 올릴 예정이며, 이 내용을 포함시켜 유럽연합(EU) 집행위에 제출할 시정조치안을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반대로 화물사업 매각문제가 아시아나 이사회 문턱을 넘지 못하면 관련 내용을 담은 시정조치안의 EU 집행위원회 제출이 물건너간다. 나머지 국가의 승인여부와 상관 없이 양사 합병이 무산될 수 있다.
아시아나 이사회는 원유석 대표이사 등 사내이사 2명, 사외이사 4명 등 총 6명으로 구성됐다. 4명 이상이 찬성해야 안건이 통과된다. 현재 화물사업 매각 찬성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전해졌다. 화물사업 매각을 통해 합병절차를 매듭지음으로서 대한항공에서 자금을 수혈받아 회사를 정상화시켜야 한다는 논리다. 올 상반기 기분 아시아나의 부채는 12조원, 부채비율은 1741%에 달한다. 독자생존이 어렵다는 우려가 나온다. 산업은행은 이미 3조6000억원대의 공적자금을 투입한 상태다. 매각이 불발되면 자금회수가 어려워지는 것은 물론 추가로 자금을 투입해야 할 우려도 있어 화물사업 매각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일부 이사는 화물사업 매각시 배임소지가 있다며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캐시카우인 화물사업을 매각하면 그 손해가 분명하다는 의견도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어떤 결론이 나든 후폭풍이 있겠지만 결국 이사들이 회사에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EU집행위원회는 그동안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에 따른 유럽노선 경쟁 제한을 우려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