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째 오리무중...대한-아시아나 합병 빨간불 '깜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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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째 오리무중...대한-아시아나 합병 빨간불 '깜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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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사진 왼쪽)과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 각 사


곳곳 암초, 곧 EU에 시정 조치안 제출

독과점 우려에 슬롯, 인력까지 이전

대한항공 승부수 속 연내 성사 불투명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한국 양대항공사의 인수합병(M&A)이 3년째 오리무중이다. 당초 '글로벌 톱10 항공사'라는 담대한 타이틀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으나 경쟁당국의 독과점 우려 등 곳곳에서 암초를 만나며 빨간불이 켜지고 있는 모양새다.


특히 대한항공이 경쟁 제한성을 완화키 위해 알짜노선이라 불리는 노선들을 대거 반납하고 기재와 승무원까지 넘겨준다는 이야기까지 흘러나오면서 '승자의 저주'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이달 내로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에 아시아나항공 M&A 관련 경쟁 제한성 완화를 위한 시정 조치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현재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전체를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더해 자사 14개 유럽 노선 중 일부 노선을 반납하는 방안도 살펴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한 매체는 양대항공사가 EU 경쟁 당국으로부터 통합 승인을 받기 위해 독점이 우려되는 한국~유럽 4개 (프랑크푸르트, 파리, 로마, 바르셀로나) 여객 노선에 이어 기재와 운항 인력까지 저비용항공사(LCC) 티웨이항공에 넘기기로 했다고 보도키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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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한항공 측은 항공사 합병 시 국내외 경쟁당국이 공항 슬롯 이전 등을 통해 기존 경쟁환경을 복원토록 하는 것은 일반적인 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사실상 일부 슬롯을 내주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EU 경쟁당국과 현재 경쟁 제한성 완화를 위한 시정조치안을 면밀히 협의하고 있다"면서도 "협의 중인 시정 조치안 세부 내용은 경쟁당국의 지침상 공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앞서 EU 집행위는 지난 8월 3일까지 양대 항공사의 합병 승인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기업결합 신고서를 낸 2021년 1월 이후부터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제기돼온 '경쟁 제한' 우려가 해소되지 않자 결정을 미뤄둔 상태다. 


업계에서는 대한항공이 이달 내 시정안을 제출할 시 EU에서 한 두달가량 심사를 거쳐 올 연말이나 내년 초께 결과를 낼 것으로 내다봤다. EU 고비만 넘긴다면 남아있는 2개(미국, 일본)의 경쟁당국도 논의가 진전, 내년 상반기 중 합병 절차를 마무리 지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지난 6월 "우리는 여기에 100%를 걸었다. 무엇을 포기하든 성사시킬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주진희 기자 jjoo@chosun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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