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낮으면 사립대가 '답'… 입학 어려운게 문제
저소득층 가정에게 가장 후한 재정보조를 제공하는 대학 중 하나인 명문 포모나 칼리지. /Pomona College
AGI 6만불인데 UC "2만불 론 받아"
중산층·저소득층 가정 사립대로 눈 돌려
UC만 고집하는 자녀와 갈등 빚기도
“사립대 보내야 돈이 절약되는데 아이는 죽어도 UC 가겠다고 하네요”
2024년 가을학기 대입시즌이 지난달 시작된 가운데 하이스쿨 시니어 자녀를 둔 ‘유리지갑’ 중산층·저소득층 봉급쟁이들이 너도나도 자녀의 ‘사립대 입성’ 전략을 짜고 있다.
돈을 아끼려고 사립대 보낸다는 게 황당한 말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연봉 10만달러 이하의 중산층이나 저소득층 가정의 경우 자녀가 UC에 진학하면 오히려 재정적으로 손해를 보는게 현실이라고 입시를 치러본 부모들은 말한다.
밸리 터헝가에 거주하는 직장인 윤모(49)씨는 온갖 아이디어를 동원해2021년도 조정총소득(AGI)을 6만달러대로 낮췄지만 딸이 합격한 UC캠퍼스 두 곳으로부터 넉넉한 재정보조가 나오지 않아 더 적은 비용이 드는 동부 사립대를 택했다. 윤씨는 “작은 집 한채 있고, 주식 등 현금성 자산은 없으며, AGI는 6만달러대에 불과한데 아이가 합격한UC대학으로부터 첫 해에 2만달러 융자를 받으라는 내용의 편지를 받아 크게 실망했다”며 “다행히 딸이 입학허가를 받은 사립대는 연 수천달러만 부모가 부담하면 융자를 한 푼도 받지 않고 보낼 수가 있어 그 학교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윤씨는 “UC는 저소득층에게도 재정보조가 짜다는 얘기를 여러 번 들었는데 이번에 입시를 직접 경험하고 나니 진짜 그렇더라”며 “우리 집처럼 소득이 높지 않은 부모라면 무조건 자녀를 사립대에 보낼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가구소득은 10만달러 미만인데 자녀가 UC만 고집하는 경우 부모는 ‘죽을 맛’이다.
곧 내년 가을학기 입시를 치를 시니어 아들을 둔 송모(48)씨는 “아이가 전교 1~2등을 다툴 정도로 성적이 우수한데 UCLA가 드림스쿨이라고 떠들고 있어 정말 괴롭다”며 “이미 입시를 치른 몇몇 부모들이 우리 수입으로 UC보내면 바보라고 말한다”고 전했다.
한 입시전문가는 “부모 소득이 낮고 학교 성적과 기타 스펙이 흠잡을데 없는 학생이 사립대를 목표로 하는 것은 현명한 전략”이라며 “그러나 모든 사립대가 저소득층 학생에게 넉넉한 재정보조를 제공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관심 있는 대학 사이트에 들어가 NPC(Net Price Calculator)를 돌려보는 등 학교 별로 재정보조가 얼마나 나오는지 감을 잡아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12학년 아들을 둔 직장인 임모(51)씨는 “하도 말을 많이 들어서 소득이 낮을수록 사립대가 답이라는 것은 잘 알고 있다”며 “그러나 재정보조가 빵빵하게 나오는 사립대는 대부분 합격하기 어려운 명문대라는 점이 문제”라고 말했다.
올 가을학기 현재 학교를 다니는데 필요한 총비용은 UC의 경우 연 4만~4만2000달러(인스테이트 기준), 사립대의 경우 연 8만6000~9만달러 수준이다.
구성훈 기자 sgoo@chosun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