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용 대사 “확장억제 바탕, 한·미 동맹 힘 키울 때”
윤석열 정부 초대 주미 한국대사인 조태용 대사가 12일 오전 워싱턴DC 레이건 공항에서 언론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尹정부 초대 주미대사 워싱턴 부임
“방치됐던 한미 대비태세 강화 필요”
“270만 한인들과 본국 정부 결집해야”
윤석열 정부의 초대 주미국 한국대사로 부임한 조태용 대사가 12일 부임했다. 그는 “북한의 핵위협이 현재 우리가 직면한 실질적인 위협이 됐다”며 “우리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할 수 있는 미국의 확장 억제를 바탕으로 한·미 동맹의 힘을 키워야 할 때”라고 했다.
조 대사는 이날 워싱턴DC 로널드 레이건 공항에서 특파원들과 만나 “문재인 정부에서 방치됐던 여러 가지 한미 동맹의 대비 태세 강화 및 한미 동맹의 굳건함을 유지하기 위한 동맹 현안들을 잘 관리하고 해결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경제 안보라는 측면에 있어 한국과 미국이 경제안보 동맹, 첨단 기술 동맹으로서 첫 걸음을 뗐는데 앞으로 이런 새로운 동맹을 표방하는 내용물을 채워나가는 데 있어 대사관에서 큰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전 세계가 격동의 시대로 접어들고, 공급망 재편, 우크라이나 사태,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여러 가지 움직임이 있는데 이런 변화의 시기에 한·미 동맹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된다”며 “그런 시기 윤석열 정부 첫 주미대사로 부임해 사명감과 책임감을 많이 느낀다”고 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가 정부 출범과 함께 조 바이든 대통령의 한국 방문을 통해 한·미 관계의 새로운 업그레이드에 큰 걸음을 뗐다”며 “주미대사로서 한·미 관계가 신뢰를 바탕으로 북핵 문제, 안보, 경제안보 면에서 다방면으로 포괄적 전략 동맹으로 더욱 발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그는 “확장 억제의 실행력을 강화하기 위한 여러 조치들이 있을 것”이라며 “이런 것을 잘 만드는 게 중요하다”라고 했다. 이어 “한·미 연합 작계의 북한 핵위협에 대한 대응 태세 강화 부분이 중요하다”라며 “이번 연례 한·미 안보협의회의에서 관련 결과물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앞서 한·미는 지난해 10월 한·미 안보협의회의(SCM)에서 북핵 대응 능력 강화를 위해 작계 5015를 최신화하기로 했었다. 조 대사는 “양국 국방장관이 작계 업데이트에 필요한 전략 지침을 이미 내린 바가 있는데 이것이 시작”이라고 했다.
조 대사는 “북한의 핵실험이 임박했고, 또 북한의 전술핵 배치와 발전이 임박한 시점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은 더는 종이 위에 쓰인 위협이 아니고 우리가 직면한 실질적 위협”이라며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한·미 동맹의 준비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했다.
조 대사는 김정은이 지난 8~10일 당 전원회의 확대회의에서 ‘강 대 강 원칙’을 선언한 데 대해선 “세계가 새로운 모습으로 재편되는데 북한만 역사의 뒤안길로, 역사의 잘못된 길로 접어드는 느낌”이라며 “굉장히 유감스럽고 안타깝다”고 했다. 이어 “지금 북한이 강 대 강을 얘기할 수 있는 그런 상황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북한 집권층은 북한 주민이 더 잘살 수 있도록, 또 코로나19 같은 전염병의 공포에서 해방돼 더욱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그런 데 집중을 해야 될 것”이라고 했다.
조 대사는 “경제 안보는 새로운 분야다. 미국 국가안보회의(NSC)의 경우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이 중심이 돼 백악관에 새로운 조직을 만들었다”며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에서도 경제안보비서관실을 새로 만들어 백악관과 대통령실이 제도적 소통의 장을 만들 것”이라고 했다.
이어 “(대사관 내에서) 안보 분야 종사자와 경제 부문 종사자가 과거에 벽이 있었다면, 이제는 ‘원팀’으로 일할 수 있도록 대사관 조직도 재편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조 대사는 “270만 우리 재미동포들이 미국 주류 사회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다”며 “과거에는 모국이 재미동포를 위해 일을 하는 시대였다면, 이제는 재미동포 사회와 우리 대한민국이 협력하며 윈윈할 수 있는 그런 시대가 됐다”고 했다. 이어 “270만 재미동포의 힘을 잘 결집해 대한민국 국익을 실현하고, 동시에 대한민국 정부가 재미동포 사회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쌍방향의 소통·협력 관계를 발전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이민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