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 & Law] 스승과 변호사
김해원
변호사
지난 5월 15일은 한국에서 스승의 날로 이 날은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의 양력 생일에서 따왔다. 즉,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하여 온 백성에 가르침을 줘서 존경받는 것처럼 스승이 세종대왕처럼 존경받는 시대가 왔으면 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필자에게는 세종대왕처럼 가르침을 준 스승이 여러 분 계시지만 특히 초등학교 1학년 담임 선생님이 기억난다. 벌써 50년 전 일이지만 한국어와 한글에 서툴렀던 필자를 참을성 있게 가르쳐서 지금의 나를 있게 만드신 손관식 선생님이다. 왼손잡이였던 필자를 오른손잡이로 교정(?)해 주신 은인이기도 하다. 당시만 해도 왼손잡이는 거의 장애인 취급을 받았을 정도로 손가락질을 받던 시절이다.
그런데 그런 손관식 선생님이 최근 들어 한국언론에 자주 등장하셨다. 다름 아닌 윤석열 대통령의 은사로 지난 10일 국회에서 열린 취임식에 초청을 받아 윤 대통령의 5,6학년 담임선생님과 함께 참석하신 것이다. 손관식 선생님은 윤 대통령의 보이스카우트 활동을 4년 간 지도한 인연으로 초청을 받으셨다. 필자가 초등학교 1학년 때는 30대의 아주 활동적이신 청년교사이셨는데 뉴스에서 보니 이제 연세가 많이 드셨지만 건강해 보이셔서 마음이 놓였다.
필자는 3학년 때까지 윤 대통령이 졸업한 대광초등학교에 다니다가 집에서 너무 멀어서 경희초등학교로 전학갔기 때문에 대통령의 6년 후배라고 하기에는 조금 모자르다. 그런데 우연히 친한 대학선배가 대광초등학교를 졸업했고 윤 대통령의 1년 후배라서 최근에 그 선배와 학교 이야기를 하면서 50년 전 추억을 떠올랐다.
그런데 많은 클라이언트들이 필자가 마치 선생님인 것처럼 자기들을 야단친다고 기분나쁘다고 불평하는 경우가 많다. 처음에는 그런 분들에게 필자의 부모님 두분 다 교직에 계셨기 때문에 DNA는 속일 수 없다고 변명을 하지만 왜 그렇게들 느끼는지 이유를 곰곰히 생각해 본다.
소송이나 직원 클레임 케이스를 맡게 되면 필자는 단지 케이스들을 해결하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클라이언트 회사에 만연한 전반적인 노동법, 고용법 문제점들을 지적해서 고쳐드리는 것을 최상의 목표로 생각한다. 그런데 지금까지 성공적으로 비즈니스를 운영해 왔다고 생각하는 한인 고용주들은 이런 지적을 당할 때 감정적으로 매우 불편해 한다. 마치 자기들이 선생님에게 야단맞는다고 느낀다는 것이다. 그리고 사실 본인들이 노동법, 고용법을 어기고 있다는 사실조차 잘 모르기에 지적이 기분 나쁘게 들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그런 분들에게 필자가 쓴 칼럼들을 보여주고 “제가 사장님에게 거짓말을 해서 생기는 이익이 뭐가 있겠습니까?”라고 호소하며 "야단치는 것이 아니라 성공적인 비즈니스를 계속하기 위해 조언을 해드리는 것"이라고 설명해 드리면 이해를 하신다. 그래서 필자를 변호사가 아니라 선생님이라고 부르는 클라이언트들도 많다. 그렇게 부르지 말라고 부탁을 해도. 필자는 클라이언트들이 법을 준수해서 마치 학교를 졸업하는 것처럼 다시는 필자에게 오시지 않기를 진정 바란다. 그런 면에서 변호사와 선생님의 차이는 별로 없다고 본다.
특이하게 한국, 미국에서 변호사 출신 대통령이나 후보들은 노무현, 문재인, 이재명, 클린턴 부부, 오바마, 바이든처럼 주로 진보진영에서 배출됐다. 반면에 보수진영에서는 닉슨과 이회창 후보 말고는 레이건, 트럼프, 부시 부자, 이명박, 박근혜 대통령처럼 변호사 출신이 거의 없다. 한국에서 변호사 출신의 최초 대통령인 윤 대통령은 스승들의 뜻을 따라 진정한 자유민주주의에 의거해 앞으로 5년 동안 한국을 잘 지도하기 바란다. 문의 (213) 387-13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