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 선생님과 AI(인공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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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생각하며] 선생님과 AI(인공지능)

웹마스터

김희식

(주)건축사무소 광장 상무 


오래 전 일입니다. 당시 실업계고교 졸업반이던 K는 가정형편상 진학을 포기하려던 참이었죠. 담임 선생님도 그의 사정을 알고 계셨고요. 입시를 몇 개월 앞 둔 어느 날, K는 담임 선생님으로부터 교무실로 오라는 전갈을 받았습니다. "교육대학으로 진학하여 초등학교 교사를 지망하면 어떻겠냐”라는 권유와 함께 수험공부에 집중하려면 아예 선생님 집으로 입주해 준비를 하는 게 좋겠다는 말씀과 함께 선처를 해주셨답니다.


K의 이삿짐인 책과 이불 보따리를 나눠 들쳐 매고 찿아간 면목동의 단출한 방 2개짜리 양옥집. 대문 옆 문간방이 그의 공부방이었죠. 그 후, 친구는 열공한 끝에 무사히 합격, 초등학교 교사가 됐습니다. 교대 재학중에는 서양화 지도교수 지도 하에 열심히 그림을 그린 뒤 교사로 재직하면서 국전 우수싱(국무총리상)을 비롯하여 각종 공모전, 스위스 바젤 아트페어 등 해외 미술계에서도 진가를 발휘했습니다. 스승 한 분으로 인해 인생이 바뀐 경우죠. 


초·중·고교와 대학을 거치는 우리는 많은 선생님들을 만나게 됩니다. 배우고 성장하는 가운데 인생의 결정적인 방향타가 되어주시는 선생님들에 대한 사례가 비단 K의 경우만은 아닐 것입니다. 국민학교(초등학교)시절에는 ‘가정방문’이라는 제도가 있었지요. 선생님은 방문시 가정형편을 가늠하고 학생들의 교내생활에도 참고하셨습니다. 학부모들은 여간해서 학교에 나타나 간섭하는 일이 드물었던 때였죠. 교사가 학생에 대한 훈계나 지도를 할 경우, 요즘처럼 ‘정서적 학대’ '아동학대’등의 이유로 분쟁을 일으키는 경우도 거의 없었죠. 


어린이와 겨레의 삶을 가꾸는 ‘참교육’을 주창하신 초등학교 교사였던 이오덕 선생은 말했습니다. "한 사회의 속성이 바뀌기 위해서는 그 속성을 바꿀 수 있는 개념이 필요하다. 역사를 돌아보면 역사의 진보는 수 많은 사람들이 함께 움직일 때 이뤄지는데, 그 많은 사람들을 움직이게 해주는 것이 한 시대를 규정하고 나아가야 할 방향을 가르쳐 주는 ‘개념’이다. ‘참교육’은 우리시대의 속성을 한 마디로 보여주면서 나아갈 길을 가르쳐 준 지표가 되는 개념을 함축한 말이다.”


물론 개념은 교사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학부모, 학생들도 마땅히 지켜야 할 덕목을 근간으로 지니고 있었습니다. 최근 교사들의 잦은 극단적 선택과 거리에 모여 농성하고 있는 초등학교 선생님들을 보게됩니다. 무엇이 그들을 분노케 했을까, 정당한 교권행사를 위한 솔루션(교내갈등의 조정·중재자)은 무엇일까, 아울러 개선방책 중 하나로 AI(인공지능)을 통한 교내이슈의 조정, 중재의 역할을 분담시키는 건 어떨까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최근 들어 대규모 언어모델(Large Language Model,LLM)과 다양한 생성Al(Generative Al) 도구의 발전에 큰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AI가 각종 텍스트와 이미지 측면에서 인간의 능력과 유사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거지요. 심지어 사람이 실제 말하는 듯한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슬픔, 기쁨, 분노 등 감정표현까지도 가능한 보이스 성능까지 개발되었답니다.(김태수, 네오사피엔스).


선제적으로 AI에 입력된 데이터는 공정해야 하고 편향성을 제거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론도 등장했습니다. 다름아닌, 데이터 공정성의 개념을 수학적인 언어로 바꾸는 과정, 즉 알고리즘 공정성(Algorithmlc fairness)이라는 이론이죠.(KAIST 서창호 교수).


또한 교육계에 적합한 ‘생성 AI혁명 Generative Chat GPT, 강성수 著’에서 저자는 교육계에서 채택 시, 참조할 활용법도 내놨습니다. "1. 가급적 영어로 묻고 요청하자, 2. 질문에 숫자를 넣자, 3.구체적으로 묻자, 까칠한 사람이 된 것처럼, 4. 상황설명을 해주자, 5. 페르소나를 주자.(Persona;특정 대상을 대표하는 가상인물이나 인격을 말함). 챗GPT가 특정 대상이 될수 있도록 그에게 특정 역할을 부여하는 것이 좋다. 상황극처럼,페르소나를 주면 Chat GPT는 페르소나에 맞춰 답을 찿을 것이다. 페르소나는 전문성, 능력, 사회적 위치,분위기 등 다양한 것을 내포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하더군요.


어수선한 교육계의 현상을 지켜보면서 위의 세 가지 대목(참교육 개념, AI의 편향성 없는 공정 데이터및 생성 AI 활용법)들이 주목받을 만한 때라 생각됩니다. 왜냐하면 인간의 물리적 조정·중재보다 더 일상적인 AI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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