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 & Law] 개스콘 검사장의 물타기 작전
김해원
변호사
떼강도 등 치안에 대한 비난으로 사면초가에 빠진 조지 개스콘 LA카운티 검사장이 물타기에 나섰다. 개스콘은 지난 6일 캘리포니아주 노동청과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체불임금을 전담수사하는 ‘노동정의국’(LJU) 신설을 발표하고 하필이면 그 첫 대상으로 한인업주들을 기소했다.
개스콘의 떼강도 물타기 작전이 얼마나 필사적이냐 하면 무죄 추정의 원칙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한인업주들이 마치 유죄인 것처럼 발표한 것이다. 형사소송의 피고인은 사법부에서 유죄판결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무고한 사람으로 추정되는데 다급하게 LJU 발표에 맞춰서 기소한 것이 너무나 확연했다. 이 부서의 발표 타이밍도 웃기는 것이 이 한인업주들은 오래 전부터 노동청에서 조사 중이었고 기소만 지금 한 것인데 지난 2021년 말부터 LA 검찰과 노동청이 공조하기로 한 것이 무슨 상관이고, LJU 신설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이해가 안 된다.
최근도 아니라 지난 2017년부터 임금체불을 저질렀다는 이 한인업주들의 죄목도 체불임금뿐만 아니라 그동안 노동법 수사에 거의 적용을 안 했던 위증과 음모 혐의가 추가됐다. 이미 캘리포니아주는 지난해부터 'AB 1003'에 근거해 고용주의 임금착취 행위를 중절도(grand theft)로 취급해 체불시 형사상 책임을 지울 수 있다.
정치인들이 가장 즐겨하는 일 중 하나가 부서 이름만 바꿔서 신선한 척하는 것인데 LJU도 새로운 업무를 하는 것이 아니다. 그 한 예로 캘리포니아주 공정고용주택국도 지난해 7월부터 민권국(CRD)으로 바꿔서 포스터나 자료 등을 변경해야 하는 세금낭비를 거쳤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연방노동부 장관 출신인 힐다 솔리스 수퍼바이저의 한인 보좌관인 에스더 림씨도 참석해 개스콘, 노동청장에 이어 마이크를 잡았다. 캘리포니아주에서 임금체불에 대해서 보도자료가 나갈 때마다 2017년 보고서를 인용하면서 '1년에 체불임금 금액이 80억달러'라니 '시간당 6달러를 받고 일했다'니 하면서 근거 없는 선동이다.
개스콘 검사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LA는 미국에서 임금절도의 중심지”라며 “앞으로 임금절도에 대한 형사기소가 더 많아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런데 이 기사에 대한 한인들의 반응들이 재밌다. 즉, “업주들이 돈 주고 만든 옷을 훔치는 건 불법이 아니니 놔 주고 만든 사람은 중범이라. 여기가 멕시코이구나.” “약탈과 강도로 치안이 무너지는 상황에서 시민들의 안전보다 돈 뜯을 핑계만 찾는 개스콘. 하긴 도둑잡아 넣어야 돈이 되겠냐? 역시 민주당답다.”
개스콘의 물타기를 보면 마치 정우성, 조인성이 주연한 영화 ‘더 킹’에 나오는 비디오 테이프가 연상된다. “이거 터지면 대한민국 뒤집어 진다”는 여배우의 사생활에 대한 테이프는 검찰이 필요할 때마다 공개하는 물타기 작전용이다.
캘리포니아주 뉴섬 주지사는 지난 2021년 말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3억달러 규모의 예산을 투입했는데 떼강도는 더 심해졌고 주지사의 정치적 고향인 샌프란시스코는 위험한 도시가 됐다. 지난 14일에 주지사는 소매업체들을 대상으로 하는 범죄를 근절하기 위해 2억6700만달러를 또 투입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개스콘은 떼강도가 체포되어도 금방 풀려나는 현행 보석금법에 대해 아무런 대책도 세우지 않고 있다.
이번 기자회견으로 인해 그동안 한인 봉제와 의류 업계의 불법관행이 멈춰지기를 바랄 수는 없다고 본다. 그러나 한인 의류, 봉제 업계가 스스로 법을 준수 못 해서 외압에 의해 억지로 지킬 수밖에 없는 이런 악순환이 안타까울 뿐이다. 문의 (213) 387-13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