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현대차 도난 1634건… 85% 증가
LA 전체 도난차량 중 72% 차지
LAPD 경찰국장 “안전장치 필요”
기아차와 현대차 등 한국 자동차만 노려 훔치는 10대들의 범죄 행각에 대해 LA경찰(LAPD)이 또 한번 경고 메시지를 전했다. 이번에는 마이클 무어 LAPD국장이 직접 나섰다.
무어 국장은 지난 달 30일 경찰국 커미셔너 미팅에서 “올 한 해에만 1600대 이상의 기아 또는 현대차 도난 신고가 접수됐다. 이는 예년에 비해 85%가량 급증한 수치”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또 “우선 도난 예방을 위한 안전장치를 주민들에게 알릴 필요가 있다. 핸들 잠금 장치도 좋고, 특히 바퀴 고정 장치는 시각적으로 침입자를 억제하는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LAPD는 추가 자료를 통해 올해 도난 신고된 현대·기아차가 1634대로 집계됐으며, 이는 LA 전체 도난 차량(2279대)의 71.7%에 해당하는 수치라고 전했다. 주비 메히아 경관은 “보통 도난 차량은 여러가지 부품이 해체된 채 발견된다. 그런데 현대·기아차의 경우는 그렇지 않다”며 “훔치고, 달리는 행위 자체에 흥미를 느낀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당국에 따르면 ‘기아 보이즈(Kia Boyz)’라는 해시 태그 아래 절도 방법을 알려주며 범죄를 부추기고, 훔친 차량을 자랑하는 '틱톡 챌린지'가 전국적으로 퍼지고 있으며, LA와 남가주 지역도 예외가 아니다.
이 범죄 놀이는 현대·기아차 가운데 도난 방지 장치인 '엔진 이모빌라이저'가 없는 차량을 노린다. 엔진 이모빌라이저는 자동차 키 손잡이 등에 특수암호가 내장된 칩을 넣은 것으로, 암호와 동일한 코드를 가진 신호가 잡히지 않으면 시동이 걸리지 않도록 한다. 경찰은 절도범들이 이모빌라이저 기능이 없는 2021년 11월 이전 현대·기아 차종만을 골라 훔치고 있다고 전했다. 키홀 주변의 플라스틱 커버를 뜯어낸 뒤 충전용 USB와 드라이버를 사용해 시동을 걸고 차량을 훔쳐 달아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백종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