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 공주'라 놀리며, 백인보다 급여도 적었다”
예일 출신 한인, 15년 근무 회사 제소
“’못 알아듣겠다’ 불평에 성희롱까지”
한인 여성이 15년간 근무하던 회사를 상대로 아시아계 미국인이라는 이유로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경제 전문 매체 마켓 워치는 30일 코네티컷의 사모펀드 기업 포트폴리오 어드바이저 LLC에서 법률 고문을 지낸 미셸 리 씨가 이 회사에서 근무하는 동안 인종, 성, 종교, 출신 국가를 이유로 차별을 겪었고, 여기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자 부당한 조치를 당했다며 연방 법원에 소장을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그녀는 예일대 로스쿨을 졸업한 2005년부터 이 회사에서 15년간 법률 고문 등으로 근무했다.
미셸 리 씨는 소장을 접수한 뒤 성명을 통해 “이 회사를 다니는 동안 열심히 일하며 (불이익에 대해) 참고 지냈지만, 내가 소외되고, 다른 사람보다 못하다고 느껴야만 했다”며 “아시안 아메리칸 여성이라는 이유로 다른 기준이 적용되면 안된다”고 부당함을 호소했다.
소장에 따르면 그녀는 승진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았고, 승진하더라도 백인 동료에 비해 적은 급여를 받아야 했다. 또 직장에서 동료들이 ‘얼음 여왕(ice queen)’이라고 불렀으며, 말하는 것을 잘 알아듣지 못해 함께 일하기 힘들다는 말을 들어야했다. 또 성희롱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로 인해 불면증, 피부 질환, 수면 중 이갈이로 인한 턱관절 장애, 위산 역류와 속쓰림, 천식 등을 앓았다.
리 씨는 아시아계 미국인들이 직장 내에서 경영진으로 승진할 가능성이 가장 낮다는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실린 연방 데이터를 인용하며 “나 자신도 ‘대나무 천장’에 직면해야 했다”고 밝혔다. '대나무 천장(Bamboo Ceiling)'은 서구 사회에서 아시아 국적이나 아시아계 이민자의 고위직 상승을 막는 보이지 않는 장벽을 일컫는 말이다.
또 자신의 링크드인 페이지를 통해 (이번 소송으로) 많은 응원과 격려를 받고 있다며 “이 문제는 나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차별 문제는 너무 무시되고 있어 당하면서도 침묵하는 경우가 많다”고 개탄했다. 이어 “우리는 그렇게 소극적일 필요가 없다. 이것이 내가 (법적 절차를) 앞으로 나아가는 이유”라고 말했다.
소송을 대리하는 로펌 나시리 & 정 LLP의 파트너인 찰스 정 변호사는 “미셸의 이야기가 다른 사람들에게도 용기를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찰스 정 변호사 역시 LA에서 성장한 스탠포드 출신의 한인으로 알려졌다.
한편 피소된 포트폴리오 어드바이저는 1994년에 설립돼 현재 380억 달러의 기금을 운용하며, 미국과 유럽, 아시아에 130명 이상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켓 워치는 이 회사에 미셸 리의 소송에 대한 의견을 물었으나, 응답이 없었다고 보도했다.
백종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