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쪽방촌 불우이웃을 돕기 위한 첫번째 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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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후 12시 30분 '쌈'에서
윤병열 박사의 '아름다운 동행'
남가주 날씨가 아침 저녁으로 제법 쌀쌀하다. 따듯한 정(情)이 그리운 계절이다. 긴소매에 패딩점퍼를 걸쳐 보지만 스미는 냉기에 진저리가 쳐진다. 가진 것 없어 서럽고 혼자라서 외로운 이들에게 겨울로 가는 시간은 잔인하기만 하다.
코로나 펜데믹까지 겹쳐 몸도 마음도 얼어붙은 그들에게 따듯함을 전할 방법이 없을까? 혼자는 어렵지만 함께라면 더 멀리까지 갈 수도 있을 것 같은데. 함께 나누고 베푸는 일이라면 기쁨도 커질 수 있을텐데…. 누군가 함께 가려 한다면 길도 점점 넓어지지 않을까!
한국의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에 동참할 사람을 찾는 모임이 준비되고 있다.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에 모임을 갖고 회비를 1년 간 모았다가 전액을 한국의 쪽방촌에 보내 추석잔치 비용으로 쓸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한국 쪽방촌은 이제 동대문구 창신동, 종로구 돈의동 등 4~5곳 남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함께 가는 길 ‘아름다운 동행’(가칭)’의 첫 모임은 오는 27일 오후 12시30분 LA한인타운의 BBQ레스토랑 ‘쌈’(1040 S. Western Ave.)에서 열린다. 참가 비용은 100달러다.
아름다운 동행의 길잡이는 윤병열<사진> 박사다. 미주 한인, 한국, 멕시코 등지의 소년소녀가장과 불우이웃들을 위해 지난 30년 넘게 나눔과 봉사활동을 실천해 온 한인사회 유명인사다. 1987년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남가주후원회를 설립한 후로 한인사회에 나눔문화를 확산하는데 앞장섰다. 멕시칸어린이를 위한 장학금 지원, 한국 울릉군 교육위원회에 장학금 기부, 탈북민과 조선족 동포를 위한 무료 식사제공 등 윤 박사의 봉사활동은 다양하다. 그런 공로를 인정받아 윤 박사는 지난 2017년 대한민국 정부로부터 국민훈장 목련장을 수상하기도 했다.
평양에서 태어났고 연세대 철학과를 나온 윤 박사는 1972년 도미해 샌디에이고 USIU대학원에서 임상심리학 박사를 받았다. 오렌지카운티 시립병원, LA정신건강센터 등에서 근무했으며 이후 식당 비즈니스를 해 지금은 매각한 호돌이분식 외에 쌈, 토방 등을 소유하고 있다.
사실 쪽방촌 지원은 윤 박사가 4년 전까지만 해도 매년 1만달러의 기금을 모아 나눔을 실천하던 행사다. 하지만 올해 여든 나이인 윤 박사가 잠시 손을 놓은 사이 지원활동이 미미해 졌다. 코로나 펜데믹까지 겹치면서 모임을 갖기도 어려웠다. 그러던 최근 윤 박사는 한국 쪽방촌 관계자로부터 간곡히 후원을 호소하는 연락을 받았다. 윤 박사는 지인들과 다시 힘을 내 보기로 뜻을 모았다.
윤 박사는 초청의 글을 통해 “배운 게 없어서 소외돼 웃음을 잃고 살아가는 바다 건너 우리의 형제이고 자매인 이웃들에게 작은 위안, 삶의 보람과 희망을 심어주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문의 (323) 737-9292
김문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