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닉상태 빠지지 말고 긍정적인 측면 부각시켜라"
2023년 가을학기 대학입시 시즌이 거의 끝났다. 최선을 다했으면 결과를 편안한 마음으로 기다린다. 아이비리그 프린스턴대 캠퍼스. /CNN
불합격 또는 대기자 통보 받을 경우 부모의 대응은
대안 있다는 점 명심하고, 자녀의 말 주의깊에 경청해야
복수의 대학에 합격했을 경우 가장 적합한 대학 선택 필요
대학입시를 치르고 난 후 전달받고 싶지 않은 것이 하나 있다.
진학을 원하는 대학으로부터 날아오는 '불합격' 이메일이다. 이 이메일이 두렵고 스트레스까지 주는데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확실한 이유는 정말 진학하고 싶은 대학에 낙방했기 때문일 것이다. 대기자명단에 든 것도 마찬가지다. 불합격은 아니라서 잠시 위안이 될지 모르지만 역시 합격을 장담할 수 없는 애매모호한 상황이다. 부모로서 순간적으로 실망감이 들 수 있다. 그러나 아이가 이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느낄지 상상해 보면, 이 또한 힘든 일이다. 특히 불합격이나 대기자 통보를 받은 아이가 크게 좌절하거나 부모와 대화를 거부할 때는 더욱 그렇다. 얼마나 상심이 클지,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 부모는 속이 탄다. 이럴 때 어떻게 자녀의 마음을 달래줘야 할까? 불합격 이메일로 인해 모든 것이 끝장난 것처럼 느껴져도 항상 대안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른 플랜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패닉상태에 빠지지 말라
간절히 원하는 대학, 심지어 합격할 것으로 기대했던 대학에서 합격통보 이메일을 받지 못했다면 만감이 교차할 것이다. 놀라움, 충격, 실망, 화, 분노 등의 감정이 복합적으로 이어질 것이다. 부모의 마음이 이럴진대 당사자인 자녀의 마음은 어떨까. 부모가 패닉상태에 빠지기 전에 먼저 자녀를 생각해야 한다.
결국 대학입시 결과는 자녀의 미래이지, 부모의 미래가 아니다. 부모가 매우 실망하거나 자녀의 미래에 대해 걱정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자녀는 더욱 의기소침해 할 것이다. 부모는 자신만의 출구를 따로 찾아서 해소해야 한다. 배우자, 친구, 친척, 또는 자신이 믿는 다른 성인들에게 속상한 마음을 털어놓을 수도 있다. 그러나 자녀 앞에서는 감정을 다스리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말하기보다 들어라
불합격이나 대기자명단 통보를 받았을 때 부모가 명심해야 할 것은 주도권을 자녀가 쥐도록 조치하는 것이다. 부모가 먼저 입시결과에 대해 왈가왈부하기 보다는 자녀가 스스로 말할 때까지 기다려라. 자녀가 어떤 기분을 느꼈는지 들어라. 만약 자녀가 대기자 명단에 들었다면 어떤 옵션을 생각하고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라.
특정 대학의 대기자 신분에서 합격자 신분이 되기를 기다릴 것인가? 세이프티 스쿨에 지원했고 입학 허가를 받았다면 이들 대학 중 어느 대학이 가장 우선 순위에 있는가? 만약 자녀가 방에서 나오지 않거나 입시결과에 대해 말하려 하지 않는다면 다그치지 말고 기다렸다가 하루이틀 시간이 지난 뒤 부드럽게 대화를 시도해보자.
◇긍정적인 측면을 인정하라
이런 상황에서는 부정적인 측면에 초점을 맞추기가 쉽다. 그러나 여러 대학에 원서를 내고 결과를 받아들기까지, 자녀가 만들어온 모든 노력과 성취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아마 자녀가 첫 번째로 원한 대학에서는 불합격 이메일을 받았을 수 있다. 그러나 두 번째로 가고 싶었던 대학에서 합격 이메일을 받았다면 이를 기쁘게 받아들여라.
어쩌면 리치와 타겟스쿨에서 고배를 마시고 세이프티 스쿨에서만 합격 이메일을 받았을 수 있다.
무엇이 됐든 하나라도 긍정적인 결과가 있다면 그 사실에 집중하라. 대학입시 결과가 어떻든 자녀의 존재가 주는 소중한 의미가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응원하는 뜻에서 자녀가 합격한 대학에 대해 부모가 리서치를 해볼 수 있다. 자녀의 좋은 점을 알아보고 뽑아준 대학이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 교육 철학이나 클럽, 학생 조직 등에 대해 찾아보고 자녀에게 알려줄 수 있다. 지금 눈 앞에 놓인 옵션들의 장점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도록 노력하라.
◇다음 단계에 대해 대화하라
현재 자녀가 가진 옵션들이 무엇인지 점검하고, 다음으로 무엇을 선택할 것인지 이야기를 나눈다면 큰 도움이 된다. 차분히 앉아서 현실적인 대화를 나눠라. 희망을 갖되 실행 계획은 구체적이면서 분명해야 한다. 예를 들어 대기자 명단에 오른 대학이 있다면 언제까지 최종 결과를 기다릴 것인지 결정하라.
드림스쿨에서 불합격 통보를 받았다면, 합격한 대학 중 이 대학과 비슷한 특징을 가진 다른 대학이 있는지 알아본다. 만약 어느 대학에서도 입학 허가를 받지 못했다면 대안을 검토하라. 갭이어를 가질 것인가? 직업 학교나 커뮤니티 칼리지로 갈 것인가? 커뮤니티 칼리지에 진학한다면 1년이나 2년이 지난 뒤 4년제 대학으로 편입을 시도할 것인가?
자녀가 어떤 직업에 관심이 있는지 대화를 나눠보는 것도 좋다. 길게 보면 대학만이 답이 아닐 수도 있다. 어떤 분야와 직업에 자녀가 흥미를 느끼는지 진솔하게 대화하고, 이것을 이루기 위한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같이 리서치를 한다.
김수현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