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넘은 공공임대 전국에 79개단지
한국정부, 재건축전략 세운다
기존 세입자 이주계획 관건
한국정부가 지은 지 30년이 넘은 전국의 노후 공공임대주택 79개 단지에 대한 재건축 전략을 수립한다.
공공임대 수요가 많은 곳을 위주로 재건축 우선순위를 정하고, 건물이 쓸만한 곳은 리모델링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1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토부는 올해 11월까지 노후 공공임대주택 79개 단지의 관리를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한다. 전국에서 공공임대주택 노후화가 한꺼번에 진행되고 있는 만큼 연구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재정비, 리모델링 계획을 세우기로 했다.
공실이 많은 지방 도시의 노후 공공임대를 어떻게 할지도 검토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어느 지역에 임대주택이 더 필요한지 검토해 공공성 위주로 재정비 순서를 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공공임대주택 재건축을 위해 현재 서울 3개 지역에서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 최초로 공공임대 재건축이 추진되는 곳은 서울 노원구 하계5단지(640가구)와 상계마들단지(170가구)다. 두 단지 모두 준공 후 30년이 지나며 고령 입주민 비율이 높아졌는데, 엘리베이터가 없고 공동시설 등이 부족해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내년 하반기 착공을 목표로 주거 이전비를 책정하는 등 재건축 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 재정비 이후 하계 5단지는 5층짜리 저층 아파트가 최고 47층 1336가구 규모 대단지로 변한다. SH공사는 늘어난 797가구 중 장기전세주택을 200가구, 토지임대부 주택을 150가구, 일반분양을 346가구 공급할 계획이다.
역시 5층 아파트인 상계마들단지는 최고 19층, 363가구로 정비된다.
국토부는 내년 예산안에 하계5·상계마들단지 재건축을 위한 지자체 지원 예산으로 412억 4000만원을 편성했다. 올해 예산은 114억 2000만원이다. 나머지 한 곳은 영구임대주택인 중계1단지(882가구)로, 국토부가 재건축 설계비 예산 223억원을 요구했으나 내년 예산안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국토부 관계자는 "중계1단지 재정비 예산은 전반적인 공공임대 재건축 전략 수립과 연계해 검토하기로 했다"며 "상황을 보아 가며 국회 예산 심사 과정에서 예산 편성을 다시 시도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공공임대주택 재건축 과정에서 가장 세심하게 고려해야 할 것은 기존 거주자들의 이주 문제다. 현행 법령은 노후 공공임대주택 재건축 등 공공 개발사업을 추진할 때 기존 거주자들에게 인근 공공임대주택을 임시 주거지로 제공할 수 있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