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ZZ와 인생] 천국이란?
김영균
팝 아티스트
어떤 게으름뱅이가 죽어서 천국에 갔다. 그곳은 한없이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져 있었고 맛있는 과일과 산해진미 음식들에 진귀한 술을 원하는 대로 주었다. 게다가 무엇이든지 들어주는 아름다운 여비서에 늦잠을 자도 잔소리하는 마누라도 없고 일을 못한다고 구박하는 사장님까지 없어 행복에 겨운 나머지 "아! 진작에 죽어서 빨리 이곳으로 왔어야 하는 건데 괜히 살아서 고생만했네"라고 말했다. 그런데 차츰 세월이 가면서 그는 생활이 지루해지기 시작했다. 매일같이 호의호식에 점점 살만 찌고 되풀이되는 일상생활에 짜증이 났다. 결국 천사에게 부탁 하기를 "여보시오 천사님, 이거 진짜 심심해서 견딜수가 없소. 내가 할 일이 뭐 없을까요?" 그러자 천사는 별소릴 다 듣는다는 듯이 눈만 깜박거리며 "그건 곤란합니다. 여기서 할 수 있는 일이 없어요"라고 말했다. 그러자 "아니 천국이 뭐 이래? 지금 나는 답답해서 몸살이 날 지경이란 말이오. 이렇게 지낼 바엔 차라리 날 지옥으로 보내주시오!" 그러자 천사가 놀란 듯이 "아니 그럼 이곳이 천국인줄 아셨습니까?" 우리의 마음 밭에는 부정적인 씨앗도 있고 긍정적인 씨앗도 있다. 어떤 씨앗에 물을 주어 싹을 트게 하고 거름을 주어 꽃을 피울 수 있는가는 자신의 확고한 신념에 달려있다. 마음이 너그럽고 뜻있게 살아가는 사람은 하는 일마다 자기도 모르게 남을 돕게 된다. 관계란 서로간에 길들이는 것이며 길들이고 나면 이제까지 나와 아무런 상관이 없었던 대상도 의미 있게 다가온다. 천국이란 어떤 곳인가? 일상에 지친 사람들은 간혹 무위도식의 세계를 꿈꾼다. 그러나 그것은 허상이다. 사람은 일을 함으로써 자신을 가다듬고 삶의 가치를 만끽한다.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이 있는 곳, 그곳이 바로 천국인 셈이다. 일이 낙 일 때 인생은 즐겁고 일이 의무일 때 노예가 되는 것 아닌가 한다. 독일의 문호 괴테가 이런 말을 남겼다. "혼자서만 파라다이스에서 살게 하는 것보다 더 큰 형벌은 없다.”(우리방송 김영균의 음악세상 진행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