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충전소 확장 속도 늦출 것"…업계 '날벼락'
머스크, 충전망 담당인력 대부분 해고
전기차 전환 주력 바이든 정부에 타격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테슬라의 충전망 담당인력을 대부분 해고하고 충전소 확장 속도를 늦추겠다고 선언하면서 전기차 업계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지난해 북미에서 전기차를 판매하는 대다수 업체가 테슬라의 충전기 연결방식인 'NACS'를 채택하고 테슬라 충전소 '슈퍼차저'를 함께 활용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테슬라의 충전망 확장이 늦춰지면 다른 업체들도 전기차 보급에 속도를 내기 어렵게 되고, 전기차 전환에 힘써온 조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도 타격을 입게 된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1일 블룸버그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머스크 CEO는 최근 테슬라의 충전(슈퍼차저) 인프라 담당 책임자인 레베카 티누치와 그의 밑에서 일해온 약 500명의 슈퍼차저팀 인력의 거의 전부를 해고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머스크는 전날 엑스(X, 옛 트위터)를 통해 "테슬라는 여전히 슈퍼차저 네트워크를 확장할 계획"이라며 "다만 새로운 위치에 대해서는 더 완만한 속도(slower pace)로 추진하고, 기존 위치의 100% 활용과 확장에 더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이에 대해 "테슬라의 충전기를 활용하려는 다른 자동차 업체들과의 파트너십을 잠재적으로 손상할 수 있으며, 바이든 정부의 재선 캠페인 와중에 그의 전기차 정책 추진을 약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바이든 정부는 전기차 확대를 위해 2022년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만들어 보조금을 지급하고 충전 인프라 확대를 위한 'NEVI' 프로그램에도 75억달러를 배정해 업계를 지원해 왔다.
또, 전기차를 만드는 자동차 업체들은 충전기 연결방식을 두고 기존의 미국표준인 CCS 규격과 이미 미국 전체 충전망의 60%가량을 점유한 테슬라의 NACS 규격 사이에서 고심하다 테슬라의 NACS 방식을 함께 채택하기로 했다.
하지만 머스크가 테슬라의 충전망 확장 속도를 늦추겠다고 발표하자 업계 관계자들은 당혹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슈퍼차저 네트워크의 공급업체인 불렛EV 차징설루션의 공동 CEO인 안드레스 핀터는 전날 "슈퍼차저 네트워크의 계약자로서 우리 팀은 (테슬라 충전망 담당 인력 해고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다"며 "테슬라는 이미 연방정부의 NEVI 프로그램에 따라 자금을 지원받았다"고 말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머스크가 비용절감에 집중하는 가운데 이제는 경쟁업체들과 차별화하는 요소가 아닌 충전망 사업에 중점을 두지 않는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