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은 체증이 싹~" 폐기물 더미 철거 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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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은 체증이 싹~" 폐기물 더미 철거 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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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전부터 시작된 폐기물 더미 철거 작업에 대형 트럭 3대와 지게차 여러 대가 동원됐다. /우미정 기자 



중장비까지 동원 사흘간 작업

오전 중에만 트럭 6대분 치워

이웃들 "이제야 숨통 트이네"


LA시 하버드가 쓰레기집 청소 



지게차가 폐기물을 한 무더기씩 들어 올릴 때마다 떨어져 산산조각 나는 유리병들로 아슬아슬한 장면이 연출된다. 폐기물들이 제거된 뒤 드러난 맨 바닥에서는 악취가 진동했다.


한인타운 사우스 하버드길 100블록의 한 주택에 수년 동안 쌓인 흉물스러운 폐기물 더미가 4일 LA시 관계자들에 의해 철거되기 시작했다. <본지 11월 3일자 A1면>


오전 7시부터 시작된 철거 작업은 약 4시간 가량 대형 트럭 6대 분량의 쓰레기들이 철거됐지만, 주택 진입로와 앞마당 대부분은 여전히 8~10피트 높이의 폐기물 아래 묻혀 있다. 녹슨 냉장고와 테이블, 매트리스, 자전거, 타이어, 심지어 부엌 싱크대를 포함해 온갖 버려진 물건을 수집해 온 집주인 90세 노모와 50대 남성은 철거 당일 앞 마당에 있는 물건들을 부랴부랴 수거해 자신의 차량으로 옮기는 것이 목격되기도 했다.


바로 옆 집에 거주하는 방면혁(87)씨는 “폐기물로 인한 악취와 위생 문제로 그동안 현관문 열기가 두려웠다. 야외 산책은 생각도 못하고 지냈다”며 “야외 폐기물 더미 철거도 중요하지만, 집 안 내부 폐기물도 어마어마하다. 이번 기회에 함께 처리됐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인근에서 프리스쿨 컴앤씨(Come&See)를 운영하는 박소현 원장(65)은 “수년 간 방치돼 왔던 폐기물 더미가 눈 앞에서 철거되고 있는 것이 믿겨지지 않는다”며 “학부모들로부터 이웃 집 폐기물이 더 늘어나고 있다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었다. 철거 기간 동안은 아이들의 야외 활동을 제한시켰다”고 밝혔다.


이웃 주민 드웨인 존스(54)는 “이 지역은 지리적 접근 위치가 매우 좋은 동네”라며, “옆집이 한달 전 집을 팔기 위해 내놨지만, 구매 희망자가 왔다가도 폐기물 더미를 본 뒤로는 다시 찾지 않는다”고 안타까워했다.


LA시 주택안전국의 마이크 스쿨진거(Mike Schulzinger) 검사관은 “야외 폐기물 철거 작업이 오는 8일까지 완료될 예정이며, 집 안 폐기물 철거 작업도 곧 조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일 오전 철거 작업을 위해 대형 트럭 3대와 지게차 등의 장비가 동원됐다. 작업 인원만 7~8명이 투입됐다. 


한편,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는 저장 강박증이 의심되는 50대 아들이 곧 다른 폐기물로 다시 채워 넣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단기간에 해결될 문제는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KTLA가 4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심리 치료사인 존 슬림패리스는 “50대 아들이 폐기물들을 보관하는 이유가 방치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기 때문이며, 삶의 공백을 채우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우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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