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된 차가 1만2200달러...너무 뛴 중고차
최근 몇 년간 중고차 가격이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뉴저지주의 한 중고차 딜러에서 직원이 세차하고 있다. AP
10년전 7500달러서 60% 껑충
새 차 값 급등에 소비자 몰려
자동차 보유기간 해마다 늘어
새 차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중고차 가격까지 끌어올리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반도체 칩 부족으로 야기된 새 차 가격 급등 현상이 지속되면서 더 많은 소비자들이 중고차 시장으로 몰리기 때문이다.
차량 거래 사이트인 ‘카엣지’에 따르면 7월 기준 평균 중고차 리스팅 가격은 2만5571달러로 집계됐다. 최근 새 차들의 공격적인 인센티브 등으로 인해 지난해 같은 기간의 2만7000달러대와 비교하면 다소 하락했지만 여전히 비싼 수준이다.
연식이 오래 되지 않은 중고차 가격이 만만치 않으면서 최근에는 더 저렴한 오래된 차량으로 소비자들이 몰리고 있다. 중고차 전문 사이트인 ‘아이시카스(iSeeCars)’에 따르면 차량 구매자의 22% 가량이 '10년된 중고차'를 구입하고 있다. 이로 인해 10년된 올드카가 전체 중고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15%에서 올 들어 30%로 치솟았다.
10년된 중고차라고 해서 가격이 저렴한 것도 아니다. 수요가 늘면서 가격은 꾸준한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2014년 평균 7583달러에서 2020년 9135달러로 상승했고, 올해는 1만2194달러까지 뛰었다. 10년새 60%나 오른 셈인데 인플레이션을 감안한다고 해도 주머니가 가벼운 소비자들에게는 버거운 가격이다.
한인 중고차 업계에서는 가격이 여전히 비싼 데다 매물도 많지 않아 거래는 예전만 못하다고 전했다. 라하브라 ‘우리자동차’의 존 원 대표는 “대부분 한인들이 선호하는 1만~1만5000달러 모델들은 가격이 거의 하락하지 않고,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달린다"며 "또 3년 가량된 럭셔리 브랜드들은 가격 거품이 서서히 빠지고 있지만 여전히 가격이 높고 이자율도 좋지 않아 거래가 뜸한 편”이라고 전했다.
고금리상황과 맞물려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중고차 이자율도 부담스럽다. 자동차 전문 사이트 ‘에드먼즈’에 따르면 평균 이자율은 11.5%로 월 평균 페이먼트는 550달러를 상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새 차는 물론 중고차의 가격이 오름세를 지속하면서 미국인들의 자동차 보유 기간은 계속 늘고 있다. ‘S&P 글로벌모빌리티’에 따르면 현재 도로를 달리고 있는 승용차, 픽업,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평균 나이’는 12.6년에 달해 지난해 보다 2개월이 늘며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승용차의 경우는 2012년 11.2년에서 올해 14년으로 10년도 못 되는 사이 3년 가까이 늘었다.
이해광 기자 la@chosun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