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칼럼] 스탠퍼드에서 터득한 진정한 물리치료
임영빈
임영빈 내과 원장
필자가 UCLA에서 내과 과정을 다 마치고, 스탠퍼드에서 펠로우 과정 중이었다. 지도 교수님께서 물리치료사 노트를 던져주시며 “저스틴, 해석해봐” 라고 하셨는데, ‘one-person assist’, ‘max-asssist’ 등의 용어를 분석하는 것을 어려워하는 것을 보시고는, 팔자가 여태 물리치료에 대해 간과하고 있었다는 점을 잡아주셨다.
물론 의사가 모든 방면에 능해야 하지만, 보편적으로 내과의사가 되는 과정에서 중환자실에서 환자 살리는 것들을 중점으로 배우지, 재활에 대해 그렇게까지 관심을 두지 않고, 물리치료는 저희가 수술이나 주사치료를 하기 전에 거쳐가는 구간이라 생각을 많이 한다.
지도 교수님께서는 “너 잘 하는 물리치료사 만나봤어? 그 사람 밑에 들어가 배워" 라고 하셨고, 그로 인해 체계적인 재활운동의 중요성을 배우며, 그 이후, 스스로 운동에 관심을 더욱 가지게 되어, 자진해서 퍼스널 트레이닝까지 돈 주고 배우게 됐다. 이제는 무릎이나 허리가 안 좋아 못 걸으시는 분들도 재활을 제가 직접 지도하며, 걷게 만들어 드리고 있다.
재활로 큰 도움을 받은 환자들이 있는 반면에, 재활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한숨부터 푹~푹~ 쉬며 힘들어 하시는 분들도 많다. 사실 재활이 얼마나 중요한 지 알면 조금 다르게 보일 수 있다. 재활을 앞둔 환자들은 왜 재활을 해야 하고, 재활을 통해서 어떤 도움을 크게 받을 수 있는 지에 대해서, 충분히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필자는 매 번 제 환자들에게 단순하게 “물리치료 받으러 가세요"라고 처방만 해드리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재활치료사 선생님을 만나서 어떻게 치료를 받아야 하는지 알려드린다.
환자가 물리치료를 다녀오면 어떤 운동을 배우시고 있는지 여쭤본다. 그래야 환자가 느낀다. 의사가 중요시 하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그러면 환자도 따라한다. 재활치료의 골든타임을 놓치게 된다면, 평생 거동이 불편해질 수 있고, 일상생활이 힘들어질 수도 있는데, 그만큼 중요한 재활인 만큼 의료진과 환자와 모두 힘써서 관심을 가져야 한다.
어떤 분들은 재활이 너무 쉬워 보이거나 효과가 없는 것처럼 느껴서 "이게 진짜 도움이 되는 거 맞아?"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또 어떤 분들은, 재활운동 세션에 몇 번 다니다 보니 진도가 안 나가는 것 같고, 매번 같은 동작만 여러 번 하는 것 같아서 답답함을 느끼는 분도 계시다. 이렇게 느끼시는 이유는, 재활 목표가 환자와 공유되지 않아서 그렇다. 목표가 뚜렷하지 않으면, 흥미가 떨어진다. 목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몇 가지 동작만 반복하다 보면, 지치고 답답하게 느껴지는 건 당연한 일이다.
많은 분들이 모르시는 것 중에 하나가, 재활치료에는 단기목표와 장기목표를 물리치료사 선생님이 잡아줄 것이다. 예를 들어, 어깨 부상을 당한 분이라면 단기 목표로 어깨 관절을 더 잘 움직이게 만드는 것이고, 장기 목표로는 다시 골프를 치거나 머리를 감는 일상생활을 할 수 있게 되는 거다. 단기목표를 위한 운동을 하고 있는 단계에서는 "왜 이렇게 단순한 동작만 반복해야 하지?"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겠지만, 이 모든 게 완벽한 재활을 위한 단계들이라고 생각하는 게 좋다.
또한, 환자들 중에 "재활센터에 마사지 받으러 간다"는 시니어 분들이 계신데, 물론 재활센터에서 마사지를 받는 것이 뭉친 근육과 힘줄을 풀어주고 통증을 완화시키기에 도움이 되지만, 여기서 중요한 건, 마사지만 받고 끝내는 게 아니라, 그 다음에 실제로 근육을 키우는 운동도 병행해야 하는 것이다. 마사지만 받는 것이 단기적으로는 좋아보일 지라도 장기적으로는 큰 효과를 보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특히나 허리 통증이 심하신 분들은 마사지를 받은 후에 물리치료사에게 꾸준히 운동을 배워야만 근육들이 점점 더 강해져서, 허리 통증도 점점 줄어들 수 있게 된다. 문의 (213) 909-98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