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이야기] 사랑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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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이야기] 사랑은 무엇인가?

웹마스터

제이슨 송 

뉴커버넌트 아카데미 교장 


매주 금요일 채플 시간을 통해 학생들에게 메시지를 전한다. 지난주에는 '사랑' 이란 주제를 다뤘다. 초·중·고등학생에게 “사랑이 무엇인가”라고 물어보면 거의 다 드라마나 영화에 등장하는 장면을 머리에 떠올리고, 또 좋아하는 이성에게 장미나 초콜릿을 선물로 전하거나, 반지나 목걸이 등의 보석을 로맨틱한 디너와 함께 전하는, 가슴을 설레게 하는 그런 것이라고 답한다. 틀린 답은 아니다. 하지만 사랑은 로맨스에 국한되어 있지 않다. 로맨스는 그저 사랑의 한 면에 불과하다. 


사랑은 무엇인가? 철학은 사랑을 스토리게(storge), 에로스(eros), 필리아(philia), 그리고 아가페(agape) 이 네 가지로 정리한다. 스토리게는 가족이나 친구와의 정서적 연결이나 유대감을 말하는 것이고, 에로스는 이성을 향한 육체적 매력과 강렬한 욕망을 말하며, 필리아는 친구와의 우정이나 신뢰를 말하고, 아가페는 이타적이고 무조건적인 사랑을 말한다.



심리학은 사랑을 애착 내지 집착이라고 정의를 내린다. 특히 친밀감, 열정, 헌신 이 세 가지가 사랑의 구성 요소이며, 이 요소들이 결합할 때 다양한 유형의 사랑이 형성된다고 한다. 예를 들어, 자식을 향한 부모의 사랑은 열정과 헌신의 결합체라는 뜻이다. 



생물학에선 사랑을 애착, 쾌락, 그리고 유대감을 유발하는 옥시토신, 도파민, 세로토닌 등의 호르몬 작용과 신경세포가 연결된 복잡한 화학적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또, 모든 생물이 진화적 행동, 즉 자손의 생존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밀접한 관계를 형성한다고 주장한다. 생물학이 말하는 사랑은 감정이나 느낌나 의미있는 관계와 전혀 상관없는 생존의 행위일 뿐이다.



종교, 특히 기독교는 인간을 향한 신의 배려와 구원, 그리고 타인 존중, 친절, 희생을 사랑이라고 하며, 불교는 타인의 행복과 안녕을 위한 이타적 소망이 모든 생명체에게 확장되어 가는 배려를 사랑이라고 한다. 정령(精靈, 애니미슴)신앙이나 다수의 토종 신앙은 신과 인간이 사랑을 통해 결합한다고 믿는다. 



아무튼 이 외에도 다른 틀이나 관점을 통해 사랑이란 개념을 고려해 보면 약간 다른 정의를 내릴 수 있다. 자신의 모국을 선호하는 것도 사랑이라 할 수 있고, 어떤 시를 아주 좋아할 때 그 시를 “사랑한다”라고 할 수 있으며, 헌신, 격려의 말, 함께 시간 보내기 등 사랑의 표현도 다양하다. 



그런데, 부모나 교사는 “엄한 사랑(tough love)”을 사용한다. 물론, 다수의 청소년이나 어린이는 “엄한 사랑(tough love)”을 사랑으로 여기지 않는다. 아니, 그렇게 표현되는 사랑을 미움이나 증오로 착각한다. 필자의 소견엔 부모가 자녀에게, 또 교사가 학생에게 전하는 사랑은 반 이상이 “엄한 사랑”이다 해도 틀리지 않다고 생각한다. 


왜 그런가 하면 어린아이와 미성년자, 즉 미성숙하고 세상과 환경에 대해 배워가고 있는 이들을 가르치고 보호해야 할 의무가 부모나 교사에게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섬기고 있는 새언약 초·중학교의 제2 캠퍼스를 준비하며 교실의 전기 소켓을 설치할 때 초등학생들이 연필이나 칼같이 뾰족한 것으로 쑤시지 못하도록 아동용 전기 콘센트(플라스틱으로 구멍을 막아놓은 장치)를 설치했다. 아이들의 호기심이 큰 사고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아동용 전기 콘센트는 일반 콘센트에 비해 비싸다. 수백 개의 콘센트를 설치해야 했기에 비용이 더 지출되었지만, 학생의 안전을 위해 당연히 그런 결정을 내렸다. 이렇게 생각하면 사용하기 불편한 아동용 콘센트 설치는 분명 사랑의 표현이다. 이것은 아기가 가구 모서리에 머리를 다치지 않도록 안전장치를 설치하는 것과 같다. 가구의 모양이나 멋보다 안전이 더 중요하기에 그런 조처를 하는 것이다.



사람은 보통 성숙해 가며 세상의 규칙, 법, 그리고 교훈이 사랑과 보호의 표현임을 깨닫는다. 운전 시 빨간불이나 정지 표지판은 운전자와 탑승자, 보도 횡단자, 그리고 다른 차 탑승자들의 안전을 위한 것이다. 맘대로 운전하다 다치지 말라고, 죽지 말라고, 타인을 헤치지 말라는 사랑과 보호의 표현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필자를 포함해) 이런 규칙과 법, 그리고 교훈을 귀찮아한다. 아니, 법이나 규칙을 무시하고 자기 마음대로 살고 싶은 게 인간의 본능이다. 인간은 원래부터 이기적이고, 배타적이며, 신(神)이나 법의 규제 없이 자기 마음대로 살고 싶어 한다. 그렇기에 신의 존재를 묵살하고 자아중심적으로 사는 사람이 증가하는 우리시대가 이 모양 이 꼴이다. 



부모, 교사, 목사 등 사회나 가정에서 어른들이 “엄한 사랑(tough love)”을 다음 세대에게 가르치고 보여줘야 한다. 지금은 쓴 약 같아 보여도 나중엔 감사할 것이다. 엄한 사랑과 따뜻한 사랑의 균형을 잘 유지하고 적용하는 지혜가 이 시대 모든 어른에게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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