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캠퍼스는 '무법지대'… 학생·부모 '불안불안'
최근 기숙사에서 여학생이 성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일어난 UCLA 캠퍼스. /AP
2022년 5700개 대학서 3만8000건 발생
2020년보다 81% 증가, 이유 '아리송'
UCB는 부모들이 자체 경비원 고용도
요즘 대학생 자녀를 둔 부모들은 밤잠을 설친다.
자고 일어나면 어느 대학에서 학생이 강도, 또는 성폭행을 당했다는 뉴스가 들려오기 때문이다.
대학 캠퍼스는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니다. 시도때도 없이 강력사건이 발생해 학생, 교직원, 또는 방문자가 피해를 당한다.
연방정부가 최근 공개한 미국 대학 캠퍼스 내 범죄발생 통계자료에 따르면 2022년 미국 내 5783개 대학이 운영하는 1만 530개 캠퍼스에서 모두 3만8303건의 범죄가 보고됐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이 본격화한 2020년 발생한 2만 1200건보다 1만 7103건(81%)이나 증가한 수치이다.
UC버클리는 캠퍼스 범죄가 급증하자 학부모와 커뮤니티 멤버 1300명이 힘을 모아 캠퍼스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 초 ‘세이프 베어즈(SafeBears)’라는 조직을 결성했다. 대학 멤버들이 십시일반으로 4만달러를 모아 프라이빗 캠퍼스 시큐리티 가드를 고용, 캠퍼스 순찰을 돌게 했지만 대학당국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혀 지난 3월 말 프로그램을 종료했다.
전문가들은 대학 캠퍼스에서 왜 범죄가 크게 늘었는지 확실한 이유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일부는 팬데믹 종료 후 캠퍼스가 다시 사람들로 북적이면서 범죄가 자연스럽게 늘었다고 말한다. 범죄분석가 제프 애셔는 “2023년 전국의 살인사건 발생건수는 2022년보다 줄었고, 올해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며 “하지만 대학 캠퍼스 범죄는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아 많은 학생과 부모들이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7일 UCLA 캠퍼스 기숙사 방에서 잠 자던 여학생이 괴한에게 성폭행을 당했으며, 지난해 11월에는 USC에 재학중인 여학생이 캠퍼스 근처 아파트 앞에서 리프트 운전사에게 성폭행을 당하는 등 LA에서도 대학생을 타겟으로 하는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다.
구성훈 기자 la@chosun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