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는 버텼는데, 가뭄도 만만치 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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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는 버텼는데, 가뭄도 만만치 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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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화 작황 부진에 생리대 품절 사태

고추 농사 망해 스리라차 생산 중단

남가주 물부족에 강제 절수령 검토



남가주를 비롯한 세계적인 물 부족 현상이 실생활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기 시작하며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이미 가뭄으로 인한 비상조치가 시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생활 필수품 공급에도 차질이 생긴 것이다.


CNN은 10일 분유를 포함한 필수품의 품귀 현상이 빚어지는 가운데 생리대가 몇달째 동난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가뭄에다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가 겹치면서 솜이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CNN은 몇달 전부터 SNS에서 소비자들이 생리대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라고 불만을 터트리다가 최근 들어 수면 위로 불거졌다. 한 여성은 온라인 공간인 레딧에 "몇달 동안 가게 진열대가 텅 비어 있다"며 "아마존 사이트에서 물건을 구입하고 있지만 잔뜩 바가지를 쓰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생리대 가격은 1년 전과 비교해 거의 10%나 올랐다. 그러나 아마존 대변인은 "판매자들이 경쟁에 따라 물건값을 매기도록 한다"면서 "누군가 터무니없는 가격을 올리면 즉시 삭제된다"며 바가지 논란을 부인했다.


생리대 품귀 현상은 코로나 사태가 시작될 무렵부터 이미 수요가 폭증한 면화와 플라스틱 등의 공급 차질로 인한 것이라고 CNN은 설명했다. 면화 생산에 필요한 비료의 주요 수출국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쟁을 벌이면서 조달에 더 차질을 빚었고, 최근에는 텍사스 지역에 가뭄까지 겹쳐 상황이 더 심각해졌다는 것이다.


CNN은 또 생리대 품귀 현상은 분유 부족 현상과 마찬가지로 다른 물품으로 쉽게 대체할 수 없는 '생물학적 수요'에 따른 것이라고 짚었다. 생활용품 업체 P&G 관계자는 최근 결산 보고 회의에서 "원료나 가공품을 필요한 장소에 가져다 놓는 비용이 점점 더 많이 들고, 물건값은 점점 예측불허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매운 맛을 즐기는 한인들이 많이 찾는 스리라차 소스가 약 5개월간 생산을 중단할 것이라는 소식도 전해졌다. 블룸버그 통신은 후이퐁 푸드가 대표제품인 스리라차 핫 칠리 소스와 칠리 갈릭, 삼발 올렉 등 3가지 제품 생산을 중단시키는 바람에 마켓마다 사재기 바람이 불고 있다고 보도했다.


스리라차 소스의 제조업체 후이퐁 푸드는 고객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필수 재료인 고추의 작황이 심각한 부진을 겪고 있다. 어쩔 수 없이 9월 노동절 이전까지 제품 생산을 중단한다”며 “원재료인 고추를 캘리포니아와 뉴멕시코, 멕시코 등지에서 확보했다. 그런데 캘리포니아의 극심한 가뭄과 이상 기온 탓에 품질은 물론 생산에도 차질을 빚게 됐다”고 밝혔다.


남가주는 이미 물부족 사태를 선포하고, LA시 같은 경우는 지난 1일부터 야외 물주기를 주당 2회만 허용한다는 절수 대책을 시행 중이다. 그럼에도 물 사용량이 줄지 않고 있어 당국에서는 특단의 강제 절수령을 강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백종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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