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 & Law] 카멀라 해리스와 우버
김해원
변호사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의 정치적 고향은 샌프란시스코이다. 해리스는 오클랜드에서 태어나서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UC헤이스팅스 법대를 졸업했다. 이후 샌프란시스코카운티 검사장,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과 연방 상원의원을 거쳐서 대통령 후보로 올라왔다.
캘리포니아주는 전통적으로 민주당이 강세로 종업원과 노조의 권리를 지키는 노동법을 제정해 왔다. 그렇기 때문에 해리스는 연방 상원의원 시절 캘리포니아주에서 우버, 리프트 직원들을 독립계약자가 아닌 정직원으로 분류하는 'AB 5' 법안에 찬성했다.
해리스는 이 법안에 지난 2019년 서명한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와 정치적 동지로 여겨질 정도로 친밀하다. 그러나 우버, 리프트, 도어대시 등의 긱(Gig)업체들은 2억5000만달러의 비용을 들여 주민발의안 22을 제기해서 결국 AB 5 법안을 막았다.
그런데, 이런 해리스의 핵심참모 중 한 명이 여동생 마야 해리스의 남편으로 제부인 우버의 최고 법무책임자(CLO) 출신인 토니 웨스트다. 웨스트는 처형인 해리스가 찬성했던 AB 5의 가장 큰 반대자 중 한 명이어서 서로 모순을 보이고 있다.
웨스트는 해리스의 대선 캠페인에서 중요한 무보수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해리스의 지지자 모집과 자금 모금에 큰 역할을 하고 있고, 해리스의 러닝메이트 선정 과정에도 관여했으며, 기업 지도자들과 주요 기부자들과의 중요한 연락책 역할을 하고 있다.
일부 진보 진영에서는 웨스트의 개입이 해리스의 정책 입장을 온건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표명하고 있다. 특히, 노동, 반독점 정책 등에서 기업친화적 입장을 취할 수 있다는 점을 염려하고 있다.
반면, 일부 대형 기부자들과 기업들은 웨스트를 진보 진영의 영향력을 견제할 수 있는 인물로 보고 있다. 즉, 그에게 해리스 진영의 균형 잡힌 접근을 기대할 수 있다.
웨스트는 해리스처럼 검사 출신으로 1990년대 캘리포니아주 북부에서 아동 성착취, 사기, 마약 유통, 하이테크 범죄 등을 다루며 경력을 쌓았고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 법무부 차관보 등으로 재직했다. 공직을 마친 뒤 우버를 거쳐 현재 일시 CLO직에서 휴직 중인 웨스트는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도전 포기 소식을 듣자마자 곧바로 자신이 관리하는 민주당 후원자 그룹에 전화를 해서 처형에 대한 지원을 호소했다.
웨스트는 택시업계의 반발로 시장 공략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버를 대표해서 한국을 자주 방문하기도 했다. 웨스트가 지난 2020년 비공개 방한 이후 우버와 SK텔레콤 티맵 모빌리티의 합작법인 설립 계획이 발표됐다. 웨스트는 지난 5월에도 한국 우버 관계자들을 만났고, 국회를 찾아 모빌리티 관련 인사들과 면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웨스트는 지난해 3월 캘리포니아주 대법원이 우버와 리프트 등 차량공유 서비스업체의 차량 운전자를 ‘직원’이 아닌 ‘독립 계약자’로 판정했을 당시 성명에서 “이번 판결은 앱 기반 노동자와 수백만 캘리포니아 주민들의 승리”라고 반겼다.
더구나, 지난 7월 25일 캘리포니아주 대법원은 우버와 리프트의 운전자를 독립계약자로 인정하는 주민발의안 22가 위헌이라고 주장하는 전미서비스노조와 4명의 운전자가 제기한 소송을 기각했다. 주민발의안 22는 우버와 리프트 등 공유경제 플랫폼 노동자를 정규직원으로 전환하는 내용으로 지난 2020년 캘리포니아주에서 통과된 AB 5 법안을 무력화하기 위해 상정됐었다. 해리스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 우버에 대해 어떤 정책을 펼지 궁금하다. 문의 (213) 387-13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