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광의 행복칼럼] 공감이 행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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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광의 행복칼럼] 공감이 행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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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 중에 권총을 든 강도가 어느 집에 들어갔다. 곤히 잠든 주인을 깨우고 큰 소리로 ‘손들어!’ 하였다. 잠이 덜 깬 주인은 벌벌 떨면서 왼손을 겨우 든다. 그러자 강도는 더 큰 소리로 또 고함을 친다. 오른손도 들어! 그래도 집주인은 왼손만 조금 더 높이 들 뿐이다. 그러자 강도는 오른손도 들어! 하며 고함을 지른다. 그때 그 집주인은 벌벌 떨면서 ‘미안하지만, 오른손은 신경통 때문에 들 수가 없습니다’라고 했다. 그러자 강도는 ‘신경통? 젠장. 나도 신경통 때문에 이 짓을 하는데!’ 하는 것이었다. 강도 역시 오른손이 신경통으로 마비되어 제대로 일을 못하였고 그래서 강도질을 하였던 것이었다.


신경통이라는 말에 귀가 번쩍 뜨인 강도는 강도를 하려고 왔던 자신의 목적을 잊고 신경통 이야기를 한다. 주인도 신경통 이야기에 강도에 대한 공포나 두려움을 잊고 신경통 치료와 관리, 신경통에 무슨 약을 쓰느냐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밤새도록 있다가 새벽녘에는 사이좋게(?) 헤어졌다. 오 헨리의 단편 소설‘강도와 신경통’을 거칠게 요약한 줄거리다. 공감의 중요성을 이야기 할 때 종종 사용되는 이야기다. 


서로의 아픔을 공감하고 나누는 현장에 사랑과 이해가 있다. 공감이 행복이고, 공감이 행복이다. 공감(共感)은 함께 느끼는 것 즉 동정(同情)이다. 동정 혹은 공감이란 말, 'sympathy'는 타인과 함께(syn) 감정(pathy)을 나누는 것이다. 타인의 감정을 공감하며 함께 고통을 느끼는 것이다. 또 Compassion이란 말도 공감이라는 의미가 있다. 함께(Com) 고통(Passion)을 느끼는 것이다. 문화인류학자 로먼 크르즈나릭(Roman Krznaric)이란 사람은 공감을 '다른 사람의 처지가 되어 보고, 그들의 감정(정서적 측면)과 관점(인지적 측면)을 이해하고, 그 이해를 활용해 자신의 행동을 인도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긴꼬리원숭이과에 속하는 레서스원숭이에 대한 행동실험을 통해 원숭이도 공감능력을 가진 것으로 판명되었다. 원숭이가 먹이를 집을 때마다 우리 안의 다른 원숭이들에게 전기 충격을 가했다. 자기가 먹을 때마다 다른 원숭이가 고통을 겪는다는 것을 알게 된 원숭이는 먹기를 포기하고 굶어 죽는 쪽을 택했다. 먹는 것은 본능이다. 그런데 자신이 먹이를 먹을 때마다 다른 원숭이의 고통스러운 비명소리가 들리자 실험 대상 원숭이는 12일 동안이나 먹기를 거부했다. 결국 굶어 죽은 것이다. 이 보고서를 처음 읽을 때 눈물이 저절로 났다. 


그런데 기가 막히게도 이런 원숭이만큼도 공감 능력이 없는 사람을 본다. 타인의 고통을 즐기거나 타인의 아픔에 냉담한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을 보면 소름이 돋는다. 이런 사람은 다른 사람의 고통과 관심을 시시하게 여기고 멸시한다. 철저한 자기중심적 사고를 한다. 이런 사람은 다른 사람을 쉽게 판단하고 정죄한다. 이런 사람은 스스로 불행하고 이웃을 불행하게 한다. 이런 사람과 같이 있으면 불행할 수밖에 없다.


공감할 줄 모르는 사람은 ‘공감 능력이 부족한 사람’이다. 공감 능력이 부족한 사람은 자신도 불행할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을 불행하게 한다. 이런 사람이 지도자가 되면 구성원들의 희생, 수고, 아픔을 너무 쉽게 생각할 가능성이 아주 크다. 잔인한 독재자들은 대부분 공감 능력이 부족한 사람들이다. 공감하는 곳에 참된 사랑이 있고 참된 행복이 있다. 가정은 공감이 있는 공간이다. 밀착된 이웃들이 있는 감방이 불행한 것은 공감이 없는 공간과 이웃들 때문이다. 모든 사람은 공감이 필요하다. 공감받지 못하면 공허하고 허기진다. 공감을 주고, 공감을 받는 시간과 공간 속에 행복이 살아 숨쉬고 행복이 유통된다. 


공 받지 못하면 불행하다. 행복을 원한다면 공감받는 삶을 살아야 한다. 공감받으려면 공감해야 한다. 공감받고 싶은 만큼 공감해야 한다. 공감하는 사람들이 많을수록 삶의 폭이 넓어지고 많은 이웃이 생긴다. 공감하면 사랑할 수 있고, 공감하면 사랑받을 수 있다. 공감하는 만큼 삶의 폭이 넓어지고 공감하는 만큼 행복이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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