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묻지마테러서 심야 버스 인질극까지
25일 새벽 괴한에게 납치된 메트로 버스에 '911로 전화해달라'는 사인이 선명하게 표시되어 있다. /ABC TV 캡처 .
매일 수십만 이용 LA메트로
버스 납치해 승객 1명 희생
근본적 안전대책 마련 촉구
매일 수 십 만명이 이용하는 LA 메트로의 버스와 지하철에서 발생하는 강력 범죄가 위험수위를 넘어섰다. 특히 올 들어서는 묻지마 테러가 기승을 부리며 피해자가 늘고 있고 범죄도 흉포화되면서 승객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LA시내에서 달리던 시내버스 안에서 총격범이 인질극을 벌이다 승객 1명이 사망하는 사건까지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LA경찰국(LAPD)에 따르면 25일 한밤중에 LA 시내를 운행하던 메트로 버스 안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했다. 총기로 무장한 괴한이 올라타 승객 1명에게 총격을 가하고 1시간 동안 운전기사에게 총을 겨누며 인질극을 벌였다.
이날 오전 0시 45분께 경찰에는 버스에서 긴급한 사건이 발생했다는 신고가 잇달아 접수됐다. 괴한은 기사와 말싸움을 벌이다 한 승객에게 총을 쐈고 이를 본 다수의 승객이 버스 밖으로 도망쳐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출동한 경찰은 정차한 버스를 발견하고 기사와 대화를 시도했으나 버스는 그대로 출발했다. 경찰은 괴한이 기사와 승객들을 인질로 삼은 것으로 판단하고 뒤따르기 시작했다. 이 추격전은 약 1시간 동안 계속됐는데, 경찰은 차량 타이어를 찢는 ‘스파이크 스트립’을 버스가 지나는 길에 던져 차량을 멈춰 세웠다.
괴한은 현장에서 체포됐다. 버스 안에는 기사와 승객 두 명이 탑승해 있었다. 승객 중 한 명은 여러 발의 총상을 입고 쓰러져 있어 곧장 병원으로 이송 됐지만 끝내 사망했다. 기사와 다른 승객 한 명은 정신적 충격을 받았으나 다행히 다친 곳은 없다고 경찰은 전했다.
캐런 배스 LA시장은 이날 사건과 관련 "LA메트로측과 협력해 시스템을 더 안전하게 만들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며 “현재 시범 운영 중인 무기 탐지 시스템을 버스 등에 확대 설치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에 대해 많은 시민들은 의문을 표하고 있다. 지난 몇 년간 LA 메트로에서는 수많은 폭력 사건이 발생했고, 그때마다 대책이 발표되었지만 특별한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실제
올 들어 6월까지 운전기사 공격에서 승객 살해에 이르기까지 LA 지하철 역이나 버스, 열차 안에서 발생한 각종 폭력 범죄는 12건에 달했으며 이 기간 4건의 살인 사건이 발생했다.
시민들과 전문가들은 2028년 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있는 LA는 보다 강력한 범죄 단속과 예방 정책을 수립하고 실행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해광 기자 la@chosun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