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대 등록금 9만달러 시대… 중산층 '울상'
사립대 연 등록금 9만달러 시대가 곧 개막한다. 아이비리그 예일대 캠퍼스. /AP
예일, BU, 터프츠 등 일제히 인상
연소득 25만달러 이상 가장 큰 피해
명문대 합격 기쁨도 잠시 뿐, 학비 걱정
“헉, 아이 한명 사립대 보내는데 최소 9만달러가 든다고?”
대학등록금 연 9만달러 시대가 도래했다.
소득을 속이거나 감출 수 없는 유리지갑 중산층 학부모들은 “해도 너무 하는 것 아니냐”며 잔뜩 울상을 짓고 있다.
지난달 27일 CNN 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한인이 다수 재학중인 예일대, 보스턴 유니버시티(BU), 터프츠대, 웰슬리 칼리지 등 일부 명문사립대의 다가오는 2024~2025 학년도 등록금은 9만달러를 넘어섰다. 등록금에는 학비(tuition), 각종 수수료(fees), 기숙사비와 식비(room&board), 교과서비 등이 포함된다.
예일대 연 등록금은 9만1000달러, BU는 9만달러 수준이다. 터프츠대 등록금은 9만6000달러에 달하며, 웰슬리 칼리지는 이것저것 다 합치면 9만2000달러이다.
웰슬리 등록금은 2023~2024 학년도보다 4.7% 올랐다. 웰슬리 칼리지 스테이시 슈마이델 대변인은 “학생들에게 웰슬리 교육을 제공하는데 필요한 비용이 계속 상승하고 있어 등록금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제로 등록금을 100% 내고 공부하는 학생은 전체의 40% 수준”이라며 “60%는 많든 적든 재정보조를 받으며 일인당 평균 보조금은 6만7469달러”라고 밝혔다.
BU 관계자는 “2024~2025학년도에 총 4억2500만달러를 재정보조에 투입할 계획”이라며 “현재 전체 학부생의 56%가 재정보조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사립대 등록금 상승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계층은 유리지갑 중산층이다. 이들은 소득 때문에 무상학자금 보조인 그랜트(grant)를 한 푼도 받지 못해 등록금 전액을 내고 자녀를 사립대에 보내야 한다. 대체로 연소득 25만달러 이상 직장인들이 유리지갑 중산층에 해당된다.
지난주 아들이 예일대를 비롯해 아이비리그 3곳에 합격, 온 세상을 얻은 것처럼 행복했다는 한인 박모(47)씨는 “최고 대학 합격의 기쁨도 잠시 뿐, 앞으로 한달동안 등록금을 어떻게 조달해야할지 고민해야 할 판”이라며 “연수입이 그로스로 30만달러쯤 되는데 아이 한명 대학에 보내기 위해 매년 10만달러 가까이 주머니에서 나간다고 생각하니 머리가 아프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유리지갑 중산층 학부모 최모(49)씨는 “딸이 노스웨스턴대, 밴더빌트대, 라이스대 등 탑20 사립대 3곳과 UCLA등 UC 5곳에 합격했다”며 “그랜트를 한 푼도 못받는 인컴이라 아이가 연 등록금 4만달러인 UC에 갔으면 하는데 아이는 주립은 쳐다보지도 않고 있다”고 한숨을 쉬었다.
소득이 매우 낮은 저소득층·극빈층 가정의 경우 자녀가 탑 사립대에 합격하기만 하면 100% 그랜트를 받으며 학교를 다닐 수 있어 유리지갑 중산층 부모들은 이들이 한없이 부럽기만 하다.
구성훈 기자 sgoo@chosun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