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도, 용서도 않고 대가 치르게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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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지도, 용서도 않고 대가 치르게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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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통령이 대국민 연설 도중 침통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아래는 테러 공격에 부상당한 아프간인들이 병원 침대에 누운 모습이다. /AP

 

 

아프간 공항 자살 폭탄 테러


'이슬람국가 호라산' 소행 지목

바이든 대통령 강경 대응 천명

대피/철군작업은 예정대로 한다

 

백악관에 조기가 걸렸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이스라엘 나프탈리 베네트 총리와 회담을 가질 예정이었다. 오후에는 몇몇 주지사들과 면담도 잡혀 있었다. 하지만 오전부터 날아든 급박한 소식에 모든 일정을 취소했다. 그리고 백악관 웨스트윙에 마련된 지하 벙커로 자리를 옮겼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마크 미리 합참의장 등이 소집됐다. 테러 대응 긴급 회의가 열렸다. 동남아 순방을 마치고 복귀 중이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화상으로 참석했다. 미팅은 3시간 넘게 이어졌다.


동부시간으로 오후 5시 25분. 바이든 대통령이 대국민 연설을 위해 이스트룸 연단에 섰다. 무겁게 말문을 열었다. “힘든 하루다.”


바이든 대통령이 26일 미군 10여 명을 포함해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한 아프가니스탄 카불 하미드 카르자이 공항 자살 폭탄 테러를 이슬람국가 호라산(IS-K)의 소행이라고 지목하고 단호하고 강한 어조로 “잊지도, 용서하지도 않겠다. 끝까지 쫓아가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라고 강경 대응을 천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설 도중 희생자를 기리는 묵념도 올렸다. 격한 어조 사이로 감정에 북받쳐 목멘 모습도 보였다. 취재진과의 문답 과정에서는 애초 탈레반과 평화합의를 맺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도 일부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다가 "최근 일어난 모든 일은 근본적으로 내게 책임이 있다"고 인정하기도 했다.


대통령은 또 "우리는 우리가 선택하는 방식으로 우리가 선택한 시기와 장소에서 무력과 정확성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IS 테러리스트들은 이기지 못할 것이다. 우리는 미국인을 구할 것이며, 겁먹지 않을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IS-K의 공격 위험성 때문에 대피 임무 시한을 제한하기로 결정했다고 한 뒤 이번 테러에도 불구하고 대피는 계속될 것이라며 오는 31일까지 대피 및 철군을 마무리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그는 "우리는 이 임무를 완수할 수 있고, 완수해야 한다"며 "우리는 테러리스트에 의해 제지되지 않을 것이다. 그들이 임무를 멈추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카불 내 병력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최대 조처를 하라고 지시했다며 추가 병력을 포함해 무엇이든 승인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피 작전 과정에서 카불 공항 주변의 경계를 탈레반에 의존한 것과 관련, 탈레반을 신뢰하는 것은 아니지만 실수라고 생각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또 현재까지는 이번 테러와 관련해 IS-K와 탈레반 간 공모한 증거는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아프간전 종전의 정당성을 재차 강조하며 연설과 문답을 맺었다. 그는 "여러분, 20년의 전쟁을 끝낼 때였다"는 말을 남기고 퇴장했다.

 

백종인 기자   기사 A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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