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양봉업계 비상 …꿀벌 원인 모를 떼죽음
최근 8개월간 수억마리 폐사 '최악'
최근 8개월간 미국에서 꿀벌 수억마리가 떼죽음을 당하면서 양봉업계가 큰 위기에 빠졌다고 CBS방송, 영국 가디언 등이 지난 29일 보도했다.
양봉 관련 비영리단체인 '프로젝트 아피스 엠'(Project Apis M)이 미국 내 양봉업자 70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 겨울 봉군(蜂群·벌떼) 중 62%가 평균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 양봉업자가 키우는 꿀벌은 미국 전체의 약 68%로 봉군 183만5000개에 해당한다.
대형 양봉업자인 블레이크 슈크는 자신이 운영하는 양봉장에서 꿀벌 수만마리가 죽은 것을 발견했으며, 이번처럼 꿀벌이 많이 폐사한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태가 역사상 최악의 꿀벌 폐사라는 것을 자료가 보여준다"라고 덧붙였다.
꿀벌이 대규모로 폐사하면 단순히 양봉업계에 위기가 닥치는 것을 넘어서 농업 전반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꿀벌은 단순히 꿀을 만드는 것 외에도 과일과 견과류, 채소의 75%를 수분(受粉)하는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꿀벌의 수분을 통해 1에이커(4046㎡)당 900~1360㎏의 아몬드가 생산되지만, 꿀벌의 수분이 없으면 1에이커당 90㎏ 밖에 나오지 않는다.
슈크는 꿀벌 폐사가 계속된다면 "미국에서 식량을 소비하는 방식이 바뀔 것"이라며 "매년 꿀벌의 80%를 잃는다면 양봉산업은 살아남을 수 없고 미국에서 식량을 생산하는 데 필요한 규모로 수분을 할 수 없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는 단순히 양봉업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식량안보 문제"라고 덧붙였다.
꿀벌 폐사의 원인으로는 여러 가설이 제시되지만, 아직 확실하게 규명된 것은 없다. 과학자들은 기후 위기와 꿀벌 서식지 감소, 살충제 사용 등이 꿀벌에게 악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추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