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장 15년, 편할 날 없었지만, 안 좋은 날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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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장 15년, 편할 날 없었지만, 안 좋은 날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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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조선일보LA와 함께 뜁니다]  오픈뱅크 최화섭 이사장


"민김 행장과 코드맞춰 직원들과 

나스닥상장 등 은행발전 뿌듯해"

1억2500만달러→25억달러 자산 성장

오는 6월 주총 통해 이사장직 은퇴

'청지기재단' 이사장으로 새롭게 봉사 


“이사장으로 지낸 지난 15년이 너무 좋았습니다. 하루도 편할 날이 없었지만, 또 하루도 좋지 않은 날도 없었어요.”


오픈뱅크 최화섭<사진> 이사장이 26일 미디어 간담회를 갖고 이사장직에서 물러나는 소회를 이렇게 전했다. 최 이사장은 오는 6월 26일 주주총회를 통해 이사장직은 물론 이사로서도 은퇴한다. 오픈뱅크는 75세 이사 정년 규칙을 적용하고 있다. 


“그만큼 했으니 이제 떠나야죠. 사실, 75세 정년도 제가 고집해 정했던 것이기도 하고요. 그동안 민김 행장과는 코드가 잘 맞았어요. 그 동안 한 번도 의견이 갈린 적 없고, 언성을 높인 적도 없었으니 말입니다. 아니 그럴 수도 없었지요. 김 행장이 써 오는 것마다 뭐든 기대 이상이었거든요. 오죽했으면 ‘김 행장 그렇게 하다가는 (힘들어서) 죽어, 적절히 조절해’라며 제가 말렸을 정도였죠. 그렇게 지내온 게 벌써 15년이 됐네요.”


2010년 오픈뱅크 전신인 FS제일은행 이사로 한인은행과 연을 맺은 최 이사장은 2010년 이사장에 취임했다. 최 이사장은 당시 나라은행 행장에서 잠시 물러나 있던 김 행장을 ‘삼고초려’ 끝에 영입에 성공했고 ‘오픈뱅크 성공신화’의 막을 함께 올렸다. 


“이사장을 맡았을 때 은행의 자산규모가 1억2500만달러였어요. 그런데, 지금은 25억달러 이상으로 성장했습니다. 김 행장 요청대로 ‘세전 수익의 10% 사회환원’도 지켜내며 흑자전환 했고, 나스닥에도 상장했습니다. 좋은 인재들이 조직 내에 많았어요. 수익의 10%를 내고도 큰 데미지 없이 잘 끌어 왔으니 행복하죠. 인복이 있었다고 생각해요.”


오픈뱅크가 자랑하는 비영리단체 지원 ‘청지기 프로그램’ 채택을 두고 초기에는 일부 반대도 있었지만 소신을 갖고 설득, 시행하면서 직원은 물론이고 투자자들에게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게 최 이사장의 설명이다. 


“2012년부터 커뮤니티 단체들을 지원하기 시작해 최근까지 2000만달러를 환원했으니 자랑스럽죠. 물론, 실제로는 주주나 직원들 모두가 뼈를 깎는 아픔을 감수해야 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다른 은행들도 이런 활동을 한다면 이땅이 좀 더 따듯해 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최 이사장은 은행 이사회에서는 떠나지만 김 행장 요청으로 시작한 ‘청지기 재단’의 이사장으로 오픈뱅크와 연결해 커뮤니티에 봉사하는 일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 이사장은 이날 간담회에 앞서 이사회에서 청지기재단 이사장으로 선임됐다.  


최 이사장은 수익만을 보고 한인은행에 투자하는 것은 좋은 선택이 아닐 수 있겠지만, 건실한 한인 사업가와 커뮤니티 발전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이해하면 좋겠다는 바람을 보였다. “돈을 위한다면 사실 요즘은 주식을 하는 게 훨씬 좋을 수 있지요. 하지만 한인은행 투자는 그것보다 의미에 좀 더 중심을 둔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4% 가까운 안정적 배당을 챙기면서 한인경제 발전에도 기여한다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으니 말입니다.  


최 이사장은 한인은행 발전을 위해서는 결국,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하지만 그런 노력을 통해 서로가 더욱 단단해 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은행이 어떤 모습으로 어떻게 가느냐는 그 것을 추진하는 매니지먼트 또, 그 의사를 반영해서 의결해 주는 이사들의 신속한 결정이 중요합니다. 당연히 행장과 이사장의 코드가 얼마나 잘 맞고 순발력 있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불변의 진리입니다. 싸우고 질시하면 첨부터 되지도 않습니다. 그만큼 소통이 중요합니다. 매니지먼트 안에서 순발력 있게 움직이는 그런 기동력이 결국 살고 죽는 관건일 것입니다.” 


이사장 후임으로는 은행장에서 물러나는 김 행장이, 차기 은행장으로는 오상교 전무가 각각 내정된 것도 만족스럽다는 게 최 이사장의 말이다. 특히, 최 이사장은 2020년 오픈뱅크로 온 오 전무가 좋은 평가로 누구의 반대도 없이 행장감으로 선택된 만큼 기대도 크다고 덧붙였다. 


최 이사장은 고려대 정외과 71학번으로 1980년 유성물산 주재원으로 알래스카에 나왔다가 현지에 정착했다. 무역업과 부동산 투자 사업을 했으며, 1999~2008년까지 ‘퍼스트 인터스테이트 뱅크 오브 알래스카’ 대주주로 이사회 참여 경력이 있다. 이후 2008년 FS 제일은행 이사, 이사장을 거치며 한인은행으로는 뱅크오브호프, 한미은행에 이어 2018년 세번째로 오픈뱅크를 나스닥에 상장시켰다.


김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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