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한인타운은 우리가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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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한인타운은 우리가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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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LA 한남체인 주차장에 설치된 방범용 사다리에서 경비원이 주위를 둘러보고 있다. / 우미정 기자




2일 한남체인의 전천규 지점장이 자체적 경비 강화를 위해 방범 조치를 설명을 하고 있다. / 우미정 기자 






최근 한인업소 노린 절도 빈발 

H마트·한남체인 등 경비 대폭 강화 

출입구 통일하고 CCTV 설치 늘려  

범죄 발생 취약시간대 인력 늘려 



연말을 맞아 LA 한인타운에서 좀도둑을 비롯 각종 절도 사건이 빈발하면서 치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한인 업소들이 다양한 방법을 동원한 자체 경비 강화에 나섰다. 


많은 인파가 몰리는 한인타운은 소매치기와 절도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지역으로 일부 업주들은 CCTV를 추가 설치하거나 자체 경비원을 고용하는 등 치안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사각지대에 위치한 한인 운영 비즈니스에서는 퇴근 시간을 틈타 도둑 침입 사건이 잇따르며 한인 피해 업주들이 속출하고 있지만, 경찰의 대응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H마트의 한 관계자는 2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한인타운의 치안 상황이 매우 심각해졌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며 "시큐리티 인력을 대폭 강화하고, 매장 입구를 하나로 통일해 홈리스 등 비즈니스의 안전을 위협하는 인물들에 대해 출입을 봉쇄, 위험 노출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히 크리스마스와 새해를 앞둔 23~24일, 29~30일에는 쇼핑객을 노린 절도범들이 많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난 26일 저녁, 히스패닉 남성 3명이 계산대에서 돈을 지불하던 한 여성의 지갑을 낚아 채는 과정에서 여성이 끌려 나가는 사건이 발생했다”며 “매장 마감시간의 어수선함을 틈타 절도 행각을 벌이는 경우가 많아, 해당 시간대에 남성 직원 수를 늘리는 등 보안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더해 경찰과의 협력 강화도 빠트릴 수 없는 중요한 부분이다. 관계자는 “LA경찰국(LAPD) 올림픽 경찰서 연말 기부를 통해 사건 발생 즉시 출동을 독려하는 등 고객과 직원들의 안전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한남체인도 마찬가지다. 지난 6월, 한남체인은 소매치기 및 절도 근절을 위해 매장 앞 대형 주차장에 방범용 사다리를 설치하고 경비 태세를 강화했다. 이는 매장 주변의 위험 요소를 사전에 차단하고, 주차장 및 매장 내부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절도와 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이다.


한인타운 한남체인 전천규 지점장은 2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매장 앞 주차장에 방범용 사다리를 설치한 후 좀도둑 사건 발생률이 무려 90% 감소했다”며, “고객을 타겟으로 한 절도범들의 출입 자체를 막는 차원에서 방범용 사다리는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해당 매장에서는 지난 4월 24일 한남체인 몰에서 야간 경비를 서던 60대 한인 경비원이 한밤중에 업소를 털러 접근한 강도 용의자들과 맞서다 수 차례 칼에 찔리는 사건이 발생한 이후, 자체 경비 태세를 더욱 강화해왔다는 입장을 밝혔다.


인근 '뚜레주르'의 제니 구 매니저는 “대부분 소매치기는 한인 시니어들을 대상으로 주차장에서 발생한다”며 “절도범들은 타이어에 펑크가 났다고 말하며 틈을 노리고 지갑을 낚아채는 경우가 많아 속수무책일 수 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구 매니저는 “시니어 경비원을 젊은 경비원으로 대체한 것도 절도 예방에 큰 몫을 했다”고 전했다.


팰러스 비유티(Palace Beauty)에서 30년 이상 운영해온 에릭 현 사장은 “손님들이 매장 밖으로 나가면서 지갑을 털리는 경우가 많아 매번 조심하라고 당부하지만 작정하고 강탈할 때는 피해를 막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올해 방범용 사다리가 설치되면서 좀도둑 피해를 입었다는 손님들이 확연히 줄었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에 신고하더라도 현장에 도착하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경우가 많아, 업주들끼리 상호 지원하며 범죄 예방을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한인타운 한 쇼핑몰에서 20년 째 소매업을 운영해 온 65세 한인 업주는 “인근 매장에서 수상한 낌새가 느껴지면 막대기로 벽을 두드리거나 즉시 뛰쳐나가 소리지르며 상부상조하고 있다”며 “한인 업주들끼리 자체 경비원을 고용해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힘든 이민 생활 속에서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매장을 운영하지만, 언어 장벽으로 경찰에 제대로 신고조차 하지 못하는 시니어 업주들을 타깃으로 한 절도 사건이 많다”며, “도움의 손길이 절실한 업주들의 피해는 종종 묻혀 버리는 경우가 많아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우미정 기자 la@chosun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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