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은 1400원 턱 밑, 모기지는 6% 치솟아
뉴욕 증시가 얼어붙으며 환율이 급등하는 등 글로벌 경제에 한파가 몰아쳤다. AP
긴급 기획 – 경제야, 어디 가니
물가 인상 여파 환율에 직격탄
연말 1450원 가능, 상단 열어둬야
모기지 금융위기 후 첫 6% 돌파
1년전 2배…수요는 20년래 최저치
미국을 덮친 41년 만의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더 길고 벗어나기 어려울 가능성이 있다는 공포가 확산되면서 글로벌 금융 시장에 큰 충격이 발생했다. 인플레이션이 꺾이지 않으면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한층 빨라지면서 기업과 가계의 부담이 커지고, 종착지는 결국 글로벌 경기 둔화가 될 것이라는 두려움이 시장을 흔들고 있다.
13일 노동통계국이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대비 8.3%로 예상치(8.1%)를 웃돌았다. 외형상 7월(8.5%)보다 낮아졌지만, 세부 수치들을 보면 인플레이션 장기화의 조짐이 보였다.
연준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지난 6, 7월 연속으로 ‘자이언트 스텝(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해 기준 금리를 연 2.25~2.5%로 높였지만, 예상보다 효과가 크지 않았다는 것이 확인됐다. 연준이 더 공격적인 기준 금리 인상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판단할 경우, 오는 20~21일(현지 시각) 열리는 9월 회의에서 자이언트 스텝을 넘어 ‘울트라 스텝(금리 1%포인트 인상)’을 동원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커졌다.
뉴욕 증시는 곧바로 얼어붙었다.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가 각각 4.3%, 5.2% 급락했다. 코로나 봉쇄 조치가 내려졌던 2020년 6월 이후 하락 폭이 가장 컸다.
울트라 스텝의 공포는 14일 아시아 증시로 번졌다. 코스피는 1.6%, 일본 닛케이평균은 2.8% 하락했다. 달러 가치가 급등하면서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17.3원 급등한 1390.9원에 거래를 마쳤다.
연준이 더 공격적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는 13일 트위터에 “기준금리가 4%에 가깝게 인상되지 않는다면 인플레이션이 통제될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고 했다.
◇ 모기지 치솟고 주택 수요 ‘싸늘’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치솟고 주택 수요는 빠르게 식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모기지은행협회(MBA)에 따르면 대출 잔액 64만7200달러 이하인 30년 고정 모기지 평균 금리는 지난주 6.01%로 집계됐다. 전주 5.94%에서 소폭 상승해 글로벌 금융위기가 벌어진 2008년 이후 처음으로 6% 선을 넘었다고 MBA는 밝혔다.
MBA에서 경제·산업 예측을 담당하는 조엘 칸은 "30년 고정 모기지가 2008년 이후 처음으로 6% 벽을 넘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두 배가 된 것"이라고 말했다. 모기지 대출 신청량을 측정하는 지표인 MBA의 '시장종합지수'(MCI)는 전주보다 1.2% 하락한 255로 집계됐다고 마켓워치는 전했다. 이는 1999년 12월 이후 최저치다. 전년 동기에는 MCI가 707.9에 이르렀다.
주택 매수를 위한 모기지 신청 건수는 전주보다 0.2% 증가했으나, 전년 동기보다는 29% 감소했다고 CNBC가 보도했다. 신청 건수가 소폭이나마 증가한 것은 생애 최초 주택 매수자에게 낮은 금리로 제공되는 보훈부와 농무부 등 정부 대출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러한 주택시장 한파는 연준의 큰 폭 금리인상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백종인·김신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