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칼럼] 30년을 돌아보며
곽건섭 목사
예은장로교회 담임
지금부터 꼭 30년 전인 1992년 여름이었다. 가까이 교제하던 선배 목사님이 중국 선교를 시작하셨다. 남가주에서 목회 하시다가 갑자기 뇌졸중으로 사역을 그만 두시고 치료차 중국을 방문했다가 중국 선교의 필요성을 보신 것이었다. 선배 목사님의 권면을 받고 가벼운 마음으로 중국을 방문했다.
그런데 큰 기대 없이 방문했던 중국에서 선교의 눈을 떴다. 나를 초청했던 그 선배처럼 중국 선교의 필요성과 중국 선교의 가능성을 보았다. 그때부터 나도 모르게 중국 선교에 빨려 들었고 코로나로 닫히기 전인 2019년까지 매년 2회 중국을 방문하며 중국의 영혼들을 섬겼다
지난 30년을 드리며 많은 은혜를 체험했다. 6개월마다 중국 선교를 위해 선교비를 마련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때로는 바자회도 했고, 특별 헌금도 했고 때로는 기적 같은 하나님의 채우심을 경험했다. 하나님의 채우심과 성도들의 헌신을 통해 비교적 풍성한 선교를 할 수 있었다.
어떤 때는 선교 갈 날짜가 임박했는데 선교비 마련이 여의치 않았다. 그런데 갑자기 노숙자가 지핀 불이 교회 한 모퉁이를 태웠다. 약간의 수리가 필요해서 보험사에 신고했더니 보험사가 방문해서 면밀한 조사를 했다. 그리고 한참 후에 연락이 왔다. 보험회사에서 보상금을 준다는 것이었다. 수리비에 비해서 어마어마한 큰돈을 받았다. 하나님께서 주신 특별 선교비로 믿고 선교지 교회와 사역자들을 위한 선교비로 활용했다.
하나님께서 다양한 방법으로 채워주셨다. 때로는 예상치 못한 후원자의 손길을 경험케 하셨고, 때로는 신실한 성도들의 헌신을 통해서 주의 백성들을 섬기게 하셨다. 30여년 내내 모든 선교여행에서 하나님의 손길을 경험했다.
중국선교 30주년 행사를 의논하다가 누가 물었다. “목사님! 중국 선교 30년에서 가장 좋은 것은 무엇인가요?” 빙그레 웃고 말았지만 내 마음의 대답은 “제가 하나님을 깊이 체험한 것입니다!”라는 대답이었다.
그렇다! 30년 중국 선교의 가장 큰 선물은 하나님의 손길을 경험한 것이다. 구체적이고 현장감 있게 주님을 체험한 것이 중국 선교의 축복이다. 30년 동안 중국을 출입하면서 겪은 일들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공안에 잡혀서 고생을 한 것은 조금 과장하면 셀 수 없을 만큼 많다. 감시의 눈을 피해 예배를 드리고 신학강의를 하다가 위험을 겪기도 했다.
그런데 이런 일들을 경험하며 당황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번에는 어떤 기적으로 구출하시고 간증거리를 주실지 기대가 되었다. 30년 중국 선교를 지속할 수 있는 힘이나 이유를 묻는 사람들에게 “그것은 하나님의 은혜”라고 힘주어 말한다. 하나님의 은혜로 보낸 30년의 중국 선교는 행복 그 이상이다.
하나님의 더 큰 은혜는 중국 선교 현장의 열매다. 현지 목회자들을 양성해서 교회를 세우고 교단을 세웠다. 세워진 목회자들은 자체적으로 총회를 구성해서 운영하고 있다. 이제 우리들의 도움이 없어도 그들 스스로 의사결정을 하고 교회와 선교를 위한 중요한 일들을 결정한다.
중국 선교 현장의 성장만큼이나 보람된 일은 한국과 미국에서 차세대를 양성한 것이다. 중국 선교를 위해 동행하거나 동역하는 젊은이들이 중국 선교 현장을 목격하고 새로운 비전을 품고 선교와 사역에 헌신한다. 그들 중에 다수는 사역자가 되었고 수련과정 중에 있는 사람들도 있다. 또 다른 젊은이들은 중국 선교를 위해 비즈니스를 하고 자신들의 재능을 개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