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 쌀밥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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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생각하며] 쌀밥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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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식

(주)건축사무소 광장 상무 


며칠간 계속 겨울비가 내리더니 오늘은 함박눈이 휘날립니다. 따끈한 국밥 생각이 나는 날입니다. 미국의 트레이더조에서 냉동 김밥 인기가 하늘 높은 줄 모르게 치솟고 있다는 소식에 이어서 이번에는 뉴욕타임즈(NYT)가 올해 최고의 요리 8선에 뉴욕 한식당 ‘옥동식’의 돼지곰탕을 선정했다는 발표가 있었죠. 국밥이 바통을 이어 받을 기세입니다. 뉴욕시 3만4000여 곳의 레스토랑 메뉴 중 국밥이 뉴요커의 여덟 손가락 안에 든다는 말이 겠지요. 맑은 육수에 얇게 썰어 올린 지리산 돼지고기 고명이 특징이라고 합니다.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는 맛이라고 극찬도 했답니다.


국밥이란, 밥을 국에 만 음식을 통칭합니다. 설렁탕, 곰탕도 밥을 말면 국밥이고 순댓국, 선짓국, 해장국도 마찬가지. 부산 돼지국밥, 곤지암 소머리국밥, 전주 콩나물국밥, 대구 따로국밥(밥과 국이 따로 나오는)등 아예 지방 이름을 붙인 경우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국밥 안에 들어있는 쌀밥, 쌀은 언제부터 우리와 함께 했을까 근원을 찿아봤습니다. “원래 벼는 아열대 식물로 한국 토착 곡물은 아니다. 신석기 시대부터

조금씩 이어온 쌀밥의 역사. 우리의 선조가 논농사를 시작하고부터 우리의 주식이 되었다. 더불어 고인돌 문화도 이때부터 시작됐다. 이후에 일본으로도 전해졌다. 어쩌다가 아열대 곡식인 쌀이 동북아 한국을 대표하는 음식이 되었을까. 아열대가 아닌 한국에서 쌀이 잘 자랄 수 있었던 이유는 비교적 추운 중국 북방지역을 거치면서 천천히 온대지역에서도 잘 자랄 수있는 품종으로 개량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때 전해진 쌀이 지금도 우리가 좋아하는 찰기가 흐르는 자포니카종이다. 


벼는 크게 인디카와 자포니카로 나뉜다. 인디카 쌀은 동남아 지역에서 주로 주식으로 하는데 찰기가 없고 길죽하다. 부슬부슬 날아가는 쌀이다. 반면에 한국과 일본 사람들은 유독 윤기가 흐르는 찰진 자포니카 쌀만을 좋아한다. 


쌀 농사가 대한민국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한 지역은 3000여년 전 금강과 호남의 너른 평야가 있는 지역이다. 뒤에는 산이 있고 산이 병풍처럼 있는 너른 평야가 있는 소위 말하는 ‘배산임수’ 땅에는 수 백 가구의 집들이 들어섰다. 평야에는 논을, 뒷동산에는 고인돌을 만들어 마을의 어른들을 모셨다. 청동기, 고인돌 등 새로운 문화가 논농사와 함께 들어오면서 한반도는 새로운 문화를 맞이했다. 지금 전라남도에만 해도 수많은 고인돌이 남아있다. 바로 논농사를 지었던 우리 선조들이 ‘밥심’으로 힘을 합쳐서 돌을 날라 세운 것이다. 이후 경상남도 지역까지 보급됐다. 충남 논산에서 발굴된 청동기 제사문화를 담은

농경문청동기(보물제1823호)를 들여다보면 벌거벗은 채 밭을 가는 남자와 솟대(농가에서 섣달 무렵 새해 풍년을 바라는 뜻으로 볍씨를 주머니에 넣어 높이 달아매는 장대), 그리고 술 단지(쌀로 만든 막걸리로 추정)도 그려져있다.”(고고학자 강인욱, 세상만사의 기원).


며칠 전, 서울에서 송년모임 약속이 있어 장흥에서 나주 고속전철역으로 향하는 23번 국도를 지날 때였습니다. 평소 그냥 지나치던 ‘고인돌 유적지’ 팻말 안쪽 주차장에 차를 세웠습니다. 3000여 년 전 이 땅에

선조들이 전래한 벼농사와 더불어, 고인돌 문화 유입 계기가 되었다는 얘기 때문이었습니다. 입구에 들어서니 아래 쪽에는 하천이 흐르고 산 쪽 둔덕 위로 몇 군데 고인돌이 서 있습니다. 덮개돌은 1피트, 덮개돌 밑의 받침돌은 10인치 정도의 두께로 서 있습니다. 유래를 이어봅니다. “고인돌은 거석문화를 대표하는 유적이다. 한국 내 전북 고창부터 전남 전역에만 2만2000기(基), 중국 랴오닝성 750여 기와, 일본 큐슈지역에 600여 기등을 포함, 동북아 지역 내 밀집되어 있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다. 고인돌 축조에서 가장 어려운 작업은 덮개돌의 채석과 운반이다.”(한국민족문화 대백과 사전).


옛 선조들이 살던 시절은 벼농사에 이상적인 기후 환경도 아니고, 가뭄이나 냉해 등 쌀 농사를 짓기에 척박한 땅이었을 것입니다. 그런 와중에도 벼 품종을 개량하고 관개수로를 만들고 다양한 제사와 고인돌 나르기 등 공동체 정신으로 힘을 모았을 것이라 짐작됩니다. 특히 그 육중한 돌을 운반했을 옛 사람들의 의지는 어디서 나왔을까. 벼농사에서 수확한 ‘쌀밥의 힘’일 것입니다. 금년도 구글 검색 레시피 부문

세계 1위 비빔밥을 비롯해 선풍적인 인기를 일으키고 있는 김밥, 국밥에 이어, 새해에는 또 어떤 밥, K-

Food가 글로벌 입맛들을 사로잡을까 벌써부터 기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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