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결과 나온 뒤 성취한 것 알리는데 주력하라"
지원한 대학으로부터 보류 또는 대기자 명단 통보를 받을 경우 대학에 LCI를 보내는 것을 고려해본다. 윌리엄스 칼리지 캠퍼스. /Twitter
'지속적인 관심을 표명하는 편지(LCI)'란
합격통보 받은 대학 관련 정보는 피하는게 좋아
나에 대한 추가 정보 알려주는 역할 바람직
가장 가고 싶은 대학에 지원한 후 보류(defer) 통보를 받거나 대기자 명단(waitlist)에 이름을 올린다면 입시과정이 길고 힘들게 느껴질 수 있다. 결과가 확실히 나오지 않은 채로 오래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대기자에서 합격자 신분으로 바뀔 확률은 정시지원(RD) 합격률보다 더 낮다. 이럴 경우 조금이라도 합격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지속적인 관심을 표명하는 편지(Letter of Continued Interest·이하 LCI)를 대학에 보내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LCI란 무엇인가
내가 대기자 명단에 들거나 보류 통보를 받는다면 대학이 나에게 몇 가지를 알려주는 셈이 된다.
첫째, 좋은 소식은 대학이 나에게 합격을 줄 만한 가치가 있다고 본다는 것이다. 강력한 지원자이기는 하지만 신입생으로 뽑는다면 캠퍼스에 긍정적인 기여를 할 것인지 대학이 100% 확신하지는 않는다고 볼 수 있다.
내가 잠재력은 있지만 대학이 나보다 더 자격을 갖추었다고 판단하는 후보가 있을 수 있다. 그래서 나를 위한 자리를 보장하지는 않으니 속이 타는 것이다. 이럴 때 LCI를 대학에 보낸다면 나에 대해 좀 더 알려주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대기자로서 좀 더 오래 기다린다고 해도 내가 여전히 그 대학에 진학하고 싶다는 의지를 보이는 것이다.
또한 원서를 낸 이후에 이룬 성취가 있다면 이 부분을 LCI에 업데이트해서 나의 강점을 부각시키고, 신입생 그룹에 긍정적인 기여를 할 수 있다고 대학을 설득할 수 있다.
◇대학은 학생에 대해 무엇을 더 알고 싶어할까
일반적으로 대학은 두 가지 정보를 알고 싶어한다. 이렇게 생각해 보자.
대학은 신입생 클래스를 뛰어난 자격을 갖춘, 성공적인 학생들로 채우고 싶어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학이 넓은 그물망을 던질 수 밖에 없다. 대학에 신입생으로 들어올 경우 정말 성공적으로 대학 생활을 하고, 자기 대학의 이름을 빛내 줄 학생이 그물망에 걸리길 바라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학들은 보통 대기자 또는 입학이 보류된 학생에게 두 가지를 원한다.
첫째, 우리 대학에 와서 성공할 만한 능력을 갖추었는가? 둘째, 합격을 준다면 우리 대학에 등록할 것인가?
◇LCI에 무엇을 포함시켜야 할까
LCI에는 앞서 언급한 두 가지 질문에 대해 답변해야 한다.
이것이야 말로 대학이 가장 알고 싶어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먼저 나에게 대기자 또는 보류 신분으로 기회를 준 점에 대해 감사를 표시해야 한다. 이렇게 하면 역경이 있어도 그것을 인내하고 일어설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며, 나의 성품이 긍정적이라는 점을 대학에 증명하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
비록 즉시 합격통보를 받지는 못했지만 심지어 더 동기 부여가 된다고 말하라. 12학년 수업에서 AP 물리학을 듣고 있는데 열심히 공부해서 세 번째 쿼터 성적으로 A플러스를 받았다거나, 2월에 치른 스테이트 DECA 대회에서 1등을 차지한 것 등 최근의 성취에 대해 알린다. 이처럼 학업적 능력이나 과외 활동의 성취를 업데이트함으로써 내가 성공적인 대학 생활을 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할 수 있다.
다음은 ‘왜 내가 여전히 이 대학에 관심이 있는지’에 대한 것이다. 겨울방학 때 캠퍼스를 방문했는데 저명한 작가들의 원본을 소장한 도서관을 보고 깊은 감명을 받았다거나, 이 대학이 과학 분야에서 성과를 낸 뉴스를 보고 흥분했다거나 하는 경험을 적어보라. 그 대학에 꼭 진학해서 교수진과 리서치를 하고 싶다는 바람을 진지하게 피력한다면 나의 진심을 전달할 수 있다.
◇LCI에 적으면 안 될 내용은
대기자 또는 보류 상태가 되어서 실망하거나 짜증스러울 수 있다.
사람이라면 당연히 생길 수 있는 감정이고, 가족이나 친구에게 사적으로 이런 감정을 토로할 수 있다. 그러나 LCI가 그런 공간이 되어서는 안 된다. 부정적인 감정을 레터에 담지 말고 긍정적인 감정에 초점을 맞춰라. 또한 나에게 합격을 준 다른 대학에 대해 언급하는 것을 피하라. 예일 대학에서 합격을 받았다고 해서 이 사실을 하버드대에 알린다 한들, 하버드가 더 좋게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다. LCI의 초점은 오로지 내가 편지를 보내는 대학이 되어야 한다.
◇보류 또는 대기자가 된다면 최종합격 가능성은
보통 조기전형에서 보류된 지원자는 정시 지원 풀에서 재심사를 받는다.
얼리 액션(EA)이나 얼리 디시전(ED)의 지원자 풀은 일반적으로 경쟁력 더 센 학생들로 구성되기 때문에 나의 원서가 강력하다면 정시 지원에서 돋보일 가능성이 크다. 대기자 명단에서 합격할 확률은 대학과 입시 사이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전반적으로 말해서 스탠포드대처럼 입학경쟁이 치열한 엘리트 대학에서 대기자가 된다면 합격으로 바뀔 가능성이 매우 낮다. 그러나 경쟁이 덜 치열한 대학이라면 확률이 꽤 올라갈 수 있다.
김수현 교육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