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관리 개념·살림 노하우 가르쳐라”
12학년생 자녀가 대학에 진학할 날이 다가오고 있다. 부모는 자녀가 성공적인 대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AP
12학년생 자녀 고교생활 마무리·대학생활 준비 도와주기
생활 주도적·조직적으로 영위할 만한 능력 개발하도록 지도
플래너 쓰도록 유도하고 자녀 심리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2022년 봄학기도 어느 새 중반에 접어들고 있다. 특히 12학년생들은 고등학교의 전체 생활을 마무리하는 시점이다. 시니어들은 이달 말에서 4월 초 사이에 올 가을학기 대학입시 결과를 통보 받는다. 12학년 2학기는 자녀와 부모의 관계가 예전과 달라지는 시기이다. 자녀가 독립할 때가 다가오고 있지만, 아직은 부모의 보호 아래 있는 과도기이다. 자녀가 고교생활을 잘 마무리하고 성공적인 대학 생활을 시작하는데 부모가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알아본다.
◇주도적·조직적 전략 능력
이제 부모의 가르침은 다른 방향으로 향해야 한다. 자녀가 초등학교부터 고교까지 성공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부모는 수년간 신경을 써 왔다. 이제 그 일은 거의 끝난 상태다.
이 단계에서 부모의 관심은 자녀가 고교 생활을 잘 마무리하고, 인생의 다음 단계를 준비할 수 있게 돕는 것으로 바뀌어야 한다. 자녀들이 부모의 품을 벗어나서도 방종에 휩쓸리지 않고 독립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 때 필수적인 것은 자녀가 자신의 생활을 주도적, 조직적으로 영위할 만한 능력을 개발하도록 독려하는 것이다. 부모가 아침에 깨워주고 스케줄을 챙겨주던 시기는 이제 끝나간다. 자녀 스스로 플래너를 쓰는 습관을 들이면 생활을 차분하게 관리할 수 있다.
◇지속적인 재정관리 능력과 책임감
자녀에게 재정 관리에 대한 개념을 심어줘야 한다. 고교 졸업 시기쯤 되면 자녀들은 돈 관리 방법에 대해 알아야 한다. 아직 자녀를 위해 은행 체킹계좌를 열어주지 않았다면, 그것부터 오픈한다. 또 크레딧카드의 개념과 관리방법에 대해 설명해 주고, 자녀가 예산을 짜서 생활할 수 있도록 지도한다.
대학에서 받는 융자의 일부를 자녀가 갚도록 한다거나, 자녀가 여름방학동안 일을 해서 용돈으로 쓰도록 하는 방법도 있다. 스스로 번 돈으로 공부에 필요한 책을 사도록 하는 것도 좋다. 자녀 스스로 재정적인 책임을 갖도록 가르치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지도할 때 꼭 알아두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꾸준하게 하라는 것이다.
꾸준함이 따르지 않으면 자녀는 몇 달간 돈을 벌어 용돈을 충당하다가 다시 부모에게 기대기도 한다. 그러므로 자녀와 사전 합의를 통해 지속적으로 재정 관리 능력을 길러주는 것이 필요하다.
◇살림 노하우
대학으로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자녀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자. 대입에 대한 부담을 덜어낸 시점에서 부모가 할 일은, 자녀와 좋은 시간을 가지며 추억을 쌓는 것이다. 거창하고 특별할 것은 없다. 자녀와 쿠키나 음식을 만들고, 집에서 드라마와 영화를 보거나 보드게임을 하는 것도 좋다. 다시 만나면 가족이 함께 무엇을 하고, 여행은 어디로 가면 좋을지 계획도 짜본다.
이 때 꼭 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자녀가 집을 떠나서 해야 할 ‘살림살이’ 노하우를 가르치는 것이다. 요리와 빨래, 청소, 쓰레기 버리는 법 등 말이다. 고교 시절에 부모를 도와 어느 정도 집안 살림을 해온 학생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부모와 같이 살지 않는 환경에서 스스로 살림을 하려면 신경 쓸 일이 훨씬 많다. 전반적으로 꼼꼼히 숙지해야 할 것들을 알려주고, 연습도 시켜본다.
◇부모의 감정 관리
부모는 감정을 잘 관리해야 한다. ’빈 둥지 증후군’이라는 말이 있다. 자녀가 부모 품을 떠나면 자녀보다 오히려 부모가 우울감에 빠지기도 한다. 자녀가 떠날 것에 대한 불안, 자녀의 미래에 대한 걱정을 괜히 자녀에게 풀지 말아야 한다.
부모가 자신의 친구나 친지를 찾아 감정을 다스리는 것이 좋다. 또래 자녀를 둔 학부모 모임을 만들어서 정기적으로 만나는 방법도 있다. 자신만의 감정 지원 시스템을 찾는 것이 자녀와의 관계를 해치지 않는 방법이다.
◇자녀가 원하는 것 들어주기
자녀의 심리를 잘 이해하도록 노력한다. 겉으로는 태평해 보일지 몰라도, 내면적으로는 여러 복잡한 심경에 싸여 있을 것이라는 점을 부모는 인지해야 한다. 지금까지 살아온 집을 떠나 새롭게 대학 생활을 시작하는 것은 자녀의 인생에 큰 변화이자 도전이다.
집에서 가까운 대학에 진학한다면 그나마 낫지만, 낯선 타주로 간다면 더 불안할 수 있다. 그러므로 부모는 일단 자녀가 원하는 것을 지원해 주겠다는 마음가짐을 갖는다. 대학 근처의 환경에 대해 같이 찾아보고, 소셜 미디어의 재학생 및 학부모 계정을 찾아서 정보를 나누는 것도 좋다.
자녀가 좀 더 안정감과 친숙함을 느낄 수 있도록 돕는다. 이 때 먼저 ‘자녀가 원하는 방식으로’ 지원한다. ‘내가 지금 어떤 방식으로 너를 도울 수 있겠니?’ 라고 묻는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녀의 앞날에 어떤 일이 펼쳐지든지 부모는 항상 자녀를 위해 변함 없는 자리에 있고, 자녀를 전폭적으로 지원한다는 점을 알려주는 것이다.
김수현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