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력 무시한 무리한 스케줄은 오히려 '독'"
미국에서 가장 우수한 공립대 중 하나인 UC버클리 캠퍼스. /UC Berkeley
강도 높은 고등학교 스케줄은
재학중인 고등학교가 제공하는 가장 도전적인 과목 수강
효과적 타임 매니지먼트 필수, 과외활동에도 시간 투자
고등학교의 수업 스케줄에 대해 묘사할 때 ‘강도 높은(rigorous)’이라는 표현을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특히 엘리트 대학 입시에서는 고등학교 시절 강도 높은 수업을 들으면서 도전적으로 학업 능력을 키워왔다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 입학사정관들은 지원자가 대학 수준의 학업을 소화해낼 능력을 갖추었는지 알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내가 택한 수업들이 충분히 도전적이거나 강도가 높은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강도가 높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
강도가 높다는 것은 학생에 따라 주관적으로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에 의미가 다소 모호할 수 있다. 그러나 같은 고등학교에 있는 다른 학생들의 수업들과 나의 수업들을 비교하면 이것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고등학교가 제공하는 수업들 가운데 가장 어려운 트랙의 수업들을 내가 듣고 있다면 강도가 높은 것이다. 예를 들어 AP나 IB, 아너 트랙으로 수업을 수강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다만 고등학교에서 이런 수업들이 제공되지 않거나 숫자가 적다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대학의 입학 사정관들은 모든 고등학교가 도전적인 수업을 제공하지 않는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일부 고등학교는 수십개의 AP나 IB 클래스가 있지만, 어떤 학교는 아너 트랙만 제공할 수 있다. 이것은 내가 컨트롤할 수 없는 환경이다. 그러므로 주어진 환경 안에서 가장 어려운 수준의 수업들에 도전하면 된다.
◇무리한 스케줄은 오히려 독이 된다
가장 도전적인 트랙을 듣는다고 해서 지나치게 무리한 스케줄을 짜는 것은 곤란하다.
특히 처음으로 AP수업을 들을 때는 더욱 그렇다. 만약 9학년부터 AP를 선택할 수 있다면 살짝 도전적인 정도의 수업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레귤러 수업과 비교해서 AP 수업의 학업량이 얼마나 되는지 파악하기 위해서다.
또한 9학년 때 지나치게 어려운 수업을 선택했다가 소화하지 못해서 클래스를 드롭하거나, 더 쉬운 수업으로 바꾸는 것보다는 9학년 때 적당한 난이도의 수업을 들어본 뒤 10학년부터 난이도를 높여가는 것이 더 수월할 뿐만 아니라 대학 입시에서도 더 좋아 보인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학업량에 너무 압도되면 과외활동에 투자할 시간이 부족하다. 수업과 과제, 시험을 따라가는 것만 해도 너무 벅차서 방과 후 클럽 활동이나 개인 프로젝트 등에 집중할 여력이 남지 않을 것이다. 과외활동에서 유의미한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고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헌신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9학년이나 10학년 때 과외활동을 중단하거나 시간과 정성을 쏟지 않는다면 고학년이 되었을 때 리더십 역할을 맡거나 돋보이는 성과를 내기 어려워진다. 그러므로 과외활동과 균형을 맞출 수 있을 정도로 수업 스케줄을 짜고 시간을 효율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더 좋은 성적을 받는 것이 나은가, 더 어려운 수업을 듣는 것이 나은가
많은 학생들이 이 질문을 받으면 딜레마를 느낀다. 더 쉬운 수업을 들으면서 A를 받을 것인가, 아니면 더 어려운 수업을 들으면서 B를 받을 위험을 감수해야 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정답은 없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사실은 엘리트 대학 입학사정관들은 쉬운 A에 관심이 없다는 점이다. 어느 학생이 4.0 GPA로 졸업한다 해도 대부분의 스케줄을 쉬운 레귤러 수업들로 채웠다면 대학에 좋은 인상을 주기 어렵다.
일반적으로 내가 어떤 과목에서 B 이상의 성적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더 어려운 수업을 선택하는 편이 낫다. 입학 사정관들은 학생이 학업적으로 도전을 했다는 점, 그리고 B를 받기위해 열심히 노력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할 것이다.
◇강도 높은 수업 스케줄은 무엇인가
대학 입시 준비는 9학년부터 시작된다.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려면 4년 계획을 일찌감치 세워야 한다. 이것을 수행하기 위해 가장 간단한 방법은 시간을 거슬러서 설계하는 것이다. 12학년 스케줄부터 시작하라.
내가 진학하고 싶은 대학에 합격하려면 12학년 때 어떤 수업을 들어야 할까?
일반적으로 이것은 학교가 제공하는 최고 수준의 과정일 것이다. 학교가 무엇을 제공하느냐에 따라 AP, IB, 또는 아너가 될 수도 있다. 12학년 때 최고 수준의 수업들을 듣겠다는 계획을 세운 뒤 이것을 거꾸로 한 단계씩 내려가면서 매년 어떤 수업을 들을지 생각해보라.
동시에 고등학교 졸업요건을 충족시켜야 하기 때문에 카운슬러와 상담하는 것이 안전하다.
나의 대학 목표가 무엇인지 말하고 9학년부터 12학년까지 어떤 수업들을 들어야 이 목표에 도달할 수 있을지 물어본다. 카운슬러는 나와 비슷한 목표를 가진 학생들이 보통 어떤 길을 선택하는지 알려주고, 나의 관심 분야에 맞춰 통찰력 있는 상담을 해줄 것이다.
학교의 수업 스케줄 외에 여름방학 때 로컬 대학에서 수업을 듣거나 온라인 과정을 이수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서도 학업 능력을 대학에 입증할 수 있다.
김수현 교육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