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중국 경제'… 유럽기업의 23% 중국서 철수 고려
상하이 이어 베이징도 타격 뚜렷
중국인 소비심리 급속 냉각
중국 경제가 심상치 않아 보인다.
당국이 연말 20차 당대회를 앞두고 '코로나 제로' 정책을 고집하는 탓에 중국 내에서 사업 중인 서방기업들의 '탈(脫) 중국' 의지가 커지고, 소비자 심리가 냉각하는 가운데 베이징 등지의 경제적인 타격이 뚜렷해 보인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0일 보도했다.
이날 주중 유럽연합(EU) 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상하이 봉쇄가 이뤄지던 지난 4월 말 실시된 설문조사에서 유럽기업의 23%가 현재 또는 계획중인 투자를 중국에서 다른 곳으로 옮기는 걸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 2월 조사 당시 같은 응답비율 11%의 2배를 넘어 최근 10년동안 가장 높은 수치였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주중 EU상공회의소의 베티나 쇼엔 베한진 부회장은 코로나 제로 정책을 고집하는 중국의 현재 정책으로 인해 "(유럽 기업들로선) 다른 곳을 찾는 것 외에 선택지가 없다"면서 "세계는 중국을 기다리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유럽기업들은 대안지역으로 동남아시아(16%), 아시아·태평양 지역(18%), 유럽(19%), 북미(12%), 남아시아(11%) 등을 거론했다. 니콜라 샤퓌 주중 EU 대사는 "(현재로선) 어떤 기업도 중국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문제는 새로운 투자로, 유럽기업들은 중국의 코로나 제로 출구전략을 기다리면서 결정을 미루고 있다"고 짚었다.
이달 초 주중 미국 상공회의소의 조사에서도 상하이 소재 미국기업들의 31%만 완전히 가동되고 있다고 답했을 정도로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런 가운데 철통봉쇄를 겪었던 상하이는 물론 부분 봉쇄됐던 베이징도 경제타격이 큰 것으로 확인됐다.
베이징시 통계국 자료에 따르면 5월 소매판매는 1년 전보다 26% 줄었다. 이는 같은 기간 37% 급감한 상하이보다는 낫지만 심각하기는 마찬가지다. 베이징의 5월 산업생산량은 전년 동기대비 40%가 감소해 상하이(28%) 보다 더 심하게 위축됐다. 베이징 이외의 다른 성(省)·시의 상황도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