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칼럼] 어둠이 부족한 불면증 사회
임영빈
임영빈 내과 원장
현대사회는 어둠이 결핍된 사회라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루종일 불빛에 둘러쌓여 있고, 자기 전까지 컴퓨터, 텔레비전, 스마트폰 빛에 노출돼 있다. 나아가 “빛을 차단해야 한다"라는 컨셉이 너무 강하다. 하지만 우리 뇌는 무엇을 “하지 마라"라고 생각하는 것보다, “이렇게 하라"라고 명령을 할 때 더욱 쉽게 기억을 한다. 그러니 나는 환자들에게 “밤 시간에 빛을 피하세요"라는 권면보다는 “어두움을 찾고 활용해야 해요"라고 조언한다.
일단 밝기에 대해 얼마나 밝아야 하는지 알아보자. 현대인들은 밖과 안의 밝기의 차이에 민감하지 않다. 하루종일 실내에서 지내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 빛의 밝기에 둔감해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위의 표를 보며 밝기의 차이를 비교해 보면, 실내 밝기가 터무니 없이 부족하다는 것을 실감할 것이다.
낮시간대 밝은 빛은 1만 럭스의 밝기를 나타내는데 이 정도의 밝기는 아침에 일어나 적어도 15분 이상은 눈에 들어와 줘야 한다. 일반적으로는 아침에 일어나 커튼을 걷어 젖히고 햇빛이 들어오는 것으로 충분히 밝다고 느끼며 일상생활을 한다. 하지만, 위의 표에서 볼 수 있듯이 야외 대낮에는 적어도 1만 럭스의 밝기가 있는 것에 비하면 실내조명인 500럭스 가지고는 소용이 없다. 적어도 아침에 1만 럭스 정도의 밝기가 들어와야 아침까지 남아있는 멜라토닌이 싹 없어진다. 빛은 우리 눈에 들어와, 망막을 지나, 시교차 상핵(Suprachiasmatic Nucleus)에 다다르며 멜라토닌 분비를 조절한다. 빛이 있다면 멜라토닌 생성을 급격히 줄인다.
아침에 일어나 밝은 빛을 쬐어야 하는데, 겨울철에 해가 짧아져 등교하거나 출근하려면 컴컴한 새벽에 일어나는데 매우 피곤함을 느낄 것이다. 그에 비해 여름철에는 오히려 해가 길어 새벽에 일어나더라도 밖이 환하기 때문에 하루 일과가 덜 피곤하다고 느낄 것이다. 하지만 여름철의 밝은 햇빛이 있더라도, 커튼을 걷어 젖히지 않거나, 아침에 집 밖으로 나와 밝은 빛을 쬐지 않거나, 형광등으로 조명되어 있는 회사에 바로 출근해서 밝은 빛이 눈에 충분하게 들어오지 않으면 충분히 멜라토닌이 억제되지 않는다. 문의 (213) 909-98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