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 칼럼] 버티고(vertigo)현상
진유철 목사(나성순복음교회, 성시화 공동대회장)
비행기 가운데 가장 빠르고 값비싼 전투기가 종종 추락하는 사고가 있는데, 그 이유 가운데 중요한 것이 바로 버티고(vertigo)현상이다. 이것은 조종사들이 깜깜한 밤이나 구름을 지날 때, 아니면 강한 햇빛과 바다의 색깔이 구분이 안 될 때 비행기가 위로 가는지 아래로 가는지, 정상으로 날아가는지 뒤집혀서 날아가는지 순간 혼동이 일어나는 현상이다.
빠른 속도로 날아가는 전투기에서는 하늘이 바다 같고 바다가 하늘처럼 보이기도 하고, 회전할 때 속도를 높이면 상승하는 것 같고 속도를 낮추면 하강하는 것처럼 느끼는 등 많은 착각이 일어난다. 특히 해상 비행은 육상 비행과는 달리 항공기의 위치를 참고할 수 있는 지형지물 등의 참조점이 없는데다 야간 비행 시는 밤하늘의 별빛과 해상의 선박 불빛이 동일하게 보이는 비행착각이 더 발생하기가 쉽다고 한다.
이렇게 여러 가지 요인으로 인해 종종 인체 평형기관이 제대로 인지를 못 하는 순간 본인의 느낌을 따라 조종을 하게 되면 대형사고가 나게 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제일 나은 방법은 내 느낌에 의존하지 않고 계기판을 믿고 비행할 수 있도록 착실하고 강도 높은 훈련을 하는 것이다.
종종 자동차운전을 하면서 모르는 길이나 복잡한 길을 갈 때도 나의 느낌과 표지판의 방향이 다를 때가 있다. 그럴 때 무엇을 따라가야 하는가? 당연히 내 느낌이 아니라 표지판을 믿고 따라가야 한다.
우리 인생은 어떻겠는가? 요즘 세상이 얼마나 숨 가쁘도록 빠르게 돌아가는지 모른다. 짙은 구름 속처럼 세상이 혼란스럽고 경쟁적으로 사나워져 간다. 어디가 위로 가는 것인지 아래로 가는 것인지 분별이 어려울 정도로 미혹의 정보들이 넘쳐나고 각자 주장들이 강해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결혼이든 사업이든 장래이든 한 순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나락에 떨어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비행과 운전과도 비교할 수 없이 중요한 인생의 계기판과 표지판은 무엇이겠는가? 내 느낌이나 번지르한 말만 일삼는 지도자들이나 계속 변하는 세상 지식이나 책임지지 못할 권력이나 물질이겠는가? 이 세상의 모든 것들은 세월의 흐름을 따라 변하고 사라진다. 우리가 눈으로 인지하든 못하든 간에, 어제의 산과 오늘의 산야가 다르고, 어제의 태양이 오늘의 태양이 아니고, 어제의 달빛이 오늘의 달빛과 다르다. 당연히 어제의 내 몸도 오늘의 내 몸과 다르다. 모든 것이 변하고 낡아지고 사라지지만 변하지 않고 한결같은 것이 바로 하나님의 말씀, 성경이다. “말씀”이 육신을 입고 오신 예수님도 어제나 오늘이나 영원토록 변함 없이 동일하시다고 말씀한다. 그 예수님은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올 자가 없느니라” 하시며 영생천국으로 인도하시는 계기판과 표지판이 되어 주신다.
이스라엘을 중심으로 하는 전쟁의 소식들, 예측할 수 없는 이상 기후현상들과 천재지변들, 온갖 불법이 성하여 사랑이 식어가는 말세의 현상들 속에서 영적 버티고(vertigo)현상을 이겨내고 천지는 없어져도 일점 일획도 변하지 않는 진리의 말씀을 계기판과 표지판으로 삼아 승리하기를 소원한다. 샬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