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째 개신교 집안 이시바 시게루 일본 102대 총리
지난 1일 총리 취임 연설을 하고 있는 이시바 시게루 총리(PAGE 캡처)
기도하는 그리스도인 "하나님 뜻 안 맞으면 고쳐달라"
10월 1일 일본 총리로 공식 취임하는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67) 신임 102대 일본총리(집권 자민당 제28대 총재)의 종교가 화제가 되고 있다. 다름 아닌 4대째 개신교 신자 집안이기 때문이다. 전체 기독교 인구가 0.5%인 현실에서 일본을 이끌어갈 지도자가 개신교인이라는 것만으로도 일본 교회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1957년 2월 4일 출생한 이시바 총리는 게이오기주쿠 대학교 법률학과를 졸업한 일본 중의원 의원이다. 일부 언론에서는 제52대 ~ 54대 총리를 지낸 하토야마 이치로(鳩山 一郎)에 이어 두 번째 기독교인 총리라고 보도하고 있다.
그는 신앙적 양심에 따라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지 않고 있다는 간증을 할 만큼 독실한 신자로 알려졌다. 이시바 총리는 4대째 그리스도인이며 모태신앙이다. 그의 외증조부 가나모리 도렌(金森通倫)은 기독교계 도시샤대(同志社大学) 제2대 학장을 지냈다. 가나모리는 도시샤대를 설립한 스승 니지마 조(新島襄)로부터 세례를 받았다. 이시바 총리는 어릴 적 교회 부속 유치원에 다녔으며 18세에 일본 내 최대 교단인 일본기독교단(日本基督教団)에 속한 돗토리교회에서 세례를 받은 후 신앙생활을 해왔다. 일본기독교단은 1941년 태평양전쟁 전시 내각에 의해 모든 교파가 하나로 통합됐지만 1945년 일제 패망 이후 장로교·감리교·조합교회 중심으로 명맥을 이어온 교단이다.
이시바 총리는 고등학교 시절 교회학교 교사를 맡기도 했으며 누가복음 18장 9-14절에 나오는‘바리새인과 세리의 비유’를 늘 마음에 두고 있다는 신앙고백을 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무릇 자기를 높이는 자는 낮아지고 자기를 낮추는 자는 높아지리라”는 성구를 항상 마음 속에 새기고 언제나 교훈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일본 크리스천신문에 따르면 이시바 총재는“지금의 일본 정치가 하나님의 뜻에 맞지 않는다면 제발 고쳐 달라고 기도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하고 있다.
이시바 총리는 일본 CBMC가 주최하는 국가조찬기도회에도 매년 참석해 연설을 하고 있다. 지난 2017년 기도회에서는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찬송으로 1954년판 <찬미가> 7번‘오 거룩하고 아름다우신 주님을 경배하라(主のみいつとみさかえとを)’와 191번‘얼마나 귀중한지(いともとうとき)’를 꼽기도 했다. 그가 말한 7번 찬송은 한국 찬송가 42장 J. S. B. 몬셀(Monsell) 작사·작곡의‘거룩한 주님께’, 191번 찬송은 찬송가 600장 S. J. 스톤(Stone) 작사 S. S. 웨슬리(Wesley) 작곡‘교회의 참된 터는’이다.
한편 이시바 총리는 2008년 처음 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마한 이후 5번의 도전 끝에 16년 만에 승리하면서 일본 내에서‘인간 승리’의 표본으로 불린다. 1986년 중의원 선거에서 최연소로 당선된 이후 40년 동안 정치를 계속해왔으며 방위청 장관, 방위상, 농림수산상 등 내각 경험도 풍부하다.
이훈구 기자 la@chosun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