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광의 기독교 인문학] 생명을 살리는 말씀의 능력
어린 시절 성경 암송을 잘못해서 어머님께 혼난 적이 있다. 주일학교 예배에 오셨던 어머님은 나의 요절 암송이 시원치 않은 것을 보셨다. 당시 주일학교에서는 선생님이 출석을 부르면 요절 암송으로 출석 대답을 했다. 하필 어머님이 오셨던 주일에 성경 구절 암송이 흡족하지 않았다. 어머님은 평소와 달리 정색하시며 나무라셨다.‘무엇이 바빠서 성경 구절 암송을 잘 하지 못했냐?’며 엄히 나무라시는데 드릴 말씀이 없었다.
그 사건이 계기가 되어 주일학교 성경 암송을 더 잘 하려고 노력했다. 매년 성탄절 전야 행사에 성경 구절 암송을 했다. 산상보훈을 나눠서 외우기도 하고, 고린도전서 13장 말씀을 여럿이 암송했다. 여름성경학교를 마치며 배운 말씀의 요절을 암송했다. 주일학교 시절 성경 말씀을 암송할 기회가 있을 때마다 열심히 말씀을 암송했다.
신학대학생 시절 담임 목사님이셨던 천병문 목사님께 말씀을 배웠다. 일대일 성경공부였다. 매주 담임 목사님과 성경 말씀을 공부하고 나눔을 갖는 것은 부담스러운 일이었다. 하지만 매주 성경 말씀을 묵상하고 말씀을 나누었고 요절을 암송했다. 그때 암송했던 말씀을 아직도 암송한다.
신학대학원 시절 매주 월요일마다 성경공부를 했다. 월요일 오전에 모여 성경공부를 하고 점심 후 헤어지는 모임이었는데 참 좋았다. 선배들과 함께했던 성경공부는 숙제와 퀴즈 등으로 쫓기는 신대원 생활의 활력소였다. 그 시절에 성경공부로 교제했던 선배들과 아직도 소통하며 지낸다. 그 시절 성경공부는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아 있다. 이런저런 기회를 따라 배우고 암송했던 말씀이 나를 붙잡아 주었고 오늘도 살아서 내 영혼을 다스린다.
요즘 선교지 성경 필사 프로젝트가 중요한 기도 제목이다. 극빈국 어린 학생들에게 성경을 쓰게 하고, 성경 말씀을 쓰는 아동에게 장학금을 전달하는 선교 프로젝트다. 성경 필사 캠페인에 동참하는 어린 영혼들이 말씀을 통해 축복을 누리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말씀을 눈과 입으로 읽고 손으로 쓰는 동안 살아 있는 말씀이 그 어린 영혼에 뿌리내리길 기도한다.
성경 쓰기는 검증된 프로그램이다. 여러 기회를 통해 성경 쓰기에 동참한 학생들의 귀한 간증이 많다. 성경 필사를 부담스러워하는 아이들을 위해 내년에는 성경 필사와 더불어 성경 요절 암송 캠페인의 병행을 고민 중이다. 모쪼록 성경 말씀을 통해 어린 영혼들이 영적으로 성장했으면 좋겠다.
S국 마이클 목사님은 수십 년을 동역해 온 친구다. 그는 교회와 고아원 어린이들이 사복음서 필사를 어려워한다며 안타까워했다. 목사님은 그 나라 엘리트요 자신의 나라 어린 생명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영적 지도자다. 목사님과 성경 암송을 통해 누리는 축복을 나누며 다음 프로젝트를 의논했다. 마이클 목사님은 아픈 마음을 달래며 벌써 성경 암송의 은혜를 나누며 도전한단다.
성경 필사 캠페인이 한창이다. 아름다운 사연들이 들려온다. 성경 필사 광고를 듣자마자 성경 쓰기를 시작한 아동들도 있고 틈만 나면 말씀을 쓰는 어린이도 있다. 그들이 성경 쓰는 동안 그들의 영혼에 말씀이 새겨지기를 기도한다. 그들의 심비(心碑)에 새겨진 말씀이 그들과 그들의 가정을 살리는 생명의 말씀이 되기를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