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소 가면 '악' 소리 난다
인플레이션 등의 영향으로 자동차 수리비용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 Porterchester.edu
앞바퀴 2개 브레이크잡이 '780달러'
4500달러 하던 엔진이 9500달러
타이어값도 40%↑, 꼼꼼한 비교쇼핑 필요
요즘 수리 또는 레귤러 메인테넌스를 위해 자동차 정비소를 방문했다 충격을 받는 소비자들이 적지 않다.
저절로 입이 벌어지게 만드는 비용 때문이다.
2019년형 폴크스바겐 골프 해치백을 소유한 정모(42)씨는 1만마일마다 요구되는 오일체인지를 하려고 최근 벤추라 의 한 VW딜러를 찾았는데, 테크니션으로부터 앞 바퀴 두개의 브레이크잡이 필요하다는 얘기를 들었다. 가격을 물어보니 파트와 레이버, 택스를 모두 포함해 780달러가 든다고 했다. 김씨는 “너무 바가지를 씌운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겁이 많은 성격이라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딜러가 달라는 대로 주고 브레이크 서비스를 받았다”며 “딜러 정비소가 비싸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인 줄은 몰랐다”고 한숨을 쉬었다.
뉴저지주에서 ‘나이트 오토모티브 리페어’를 운영하는 필립 나이트 대표는 “팬데믹 전에는 엔진을 교체하는데 4500달러 정도 차지했는데 지금은 9500달러를 차지한다”며 “파트값도 올랐고, 주문한 엔진을 전달 받으려면 몇 달씩 걸린다”고 말했다. 팬데믹 이후에 타이어 가격도 40%나 올랐다고 나이트는 설명했다. 실제로 하이엔드 차량이 아니어도 타이어 4개 모두 새것으로 간다고 치면 600~700달러는 보통이다.
바디샵도 만만치 않다. 송모(36)씨의 경우 지난 6월 본인의 잘못으로 접촉사고를 내 자동차 오른쪽 앞 범퍼가 손상됐는데 집에서 가까운 바디샵에 갔더니 견적이 3400달러나 나왔다. 송씨는 “자동차 전문가는 아니지만 솔직히 견적이 1000달러 정도 나올 줄 알았다”며 “쉽게 눈에 띄는 부분 외에 범퍼 안쪽에도 문제가 있다며 다른 바디샵에 가도 견적이 비슷하게 나올 것이라고 말해 보험으로 처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지난 주말 LA외곽의 한 자동차 딜러 정비소를 방문한 한모(45)씨는 “일주일 전에 오일체인지, 에어필터 체인지, 타이어 로테이션 등 간단한 메인테넌스 서비스 예약을 하고 딜러에 갔는데 차를 찾기까지 무려 4시간을 기다렸다”며 “딜러 측에 항의하니 테크니션이 부족한 것이 이유라는 말과 함께, 총비용에서 15%를 할인해 주겠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한씨는 “자동차 메인테넌스 비용도 크게 올랐는데, 흔한 커피조차 고객 라운지에 갖다 놓지도 않는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한편 연방노동부(DOL)에 따르면 지난 1년간 미국 내 자동차 수리비 상승폭은 1974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차량 부품가격은 15% 상승했다. 한 자동차 전문가는 “다른 것들과 마찬가지로 자동차 관련 비용을 절약하려면 철저한 비교쇼핑이 필요하며, 정비소에 차를 맡기기 전 워런티 범위를 꼼꼼히 체크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오일, 에어필터, 와이퍼블레이드 체인지, 타이어 로테이션 등 복잡하지 않은 메인테넌스를 직접 하는 것도 절약하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구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