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고 부서지고 낙서까지 ‘ATM 수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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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고 부서지고 낙서까지 ‘ATM 수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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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한인타운 윌셔가 체이스은행의 한 ATM(r가운데) 스크린이 크게 파손되어 있다. / 이해광 기자  


한인타운 은행들도 잇달아 피해 

전국 ATM절도 증가세 속 흉포화 

트럭으로 유리 박살내 기계 털기도  

 

 

자동현금인출기(ATM)가 수난을 당하고 있다. 전국 곳곳에서 방화, 파손, 절도, 낙서 등 ATM 관련 각종 피해가 갈수록 증가하는 가운데 최근 LA 한인타운에서도 ATM 훼손 사례가 빈발하고 있어 한인 등 주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한인타운 윌셔가 체이스 은행의 ATM 중 한 대도 스크린 파손 피해를 당했다. 이 ATM은 누군가 망치같은 둔기로 스크린을 내리쳐 작동 자체가 불가능한 상태다. 파손된 지 1주일이 넘었지만 아직 수리나 교체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ATM을 찾은 한 고객은 “인파가 많은 한인타운 중심가의 ATM까지 박살이 나서 놀랍다”며 “야간에도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ATM이라는 점에서 불안한 마음도 든다”고 말했다. 

윌셔가와 웨스트모어랜드 코너 뱅크오브아메리카의 경우 갱단의 소행으로 보이는 낙서로 ATM이 훼손되어 있어 고객과 주민의 눈쌀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이 ATM은 이전에도 몇 차례 낙서 피해를 당했었다. 인근 주민은 “낙서를 제거하고 얼마 지나지 않으면 다시 페인트칠이 등장하더라”며 “인근에 홈리스들까지 자리 잡고 있어 가급적이면 저녁에는 ATM 사용을 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한인타운의 ATM 훼손 사례는 최근 1년 사이 부쩍 늘었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지난 해 말 윌셔가의 한 은행 ATM은 방화로 추정되는 파손 피해를 당했으며 또 다른 은행 ATM은 빨간색 스프레이 페인트 낙서로 얼룩졌었다.  

ATM이 파손됐던 한 은행 관계자는 “감시 카메라를 통해 야간에 한 흑인 용의자가 범행을 저지른 것을 확인했지만, 체포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은행 측에 따르면 ATM은 대당 가격이 4만~5만달러에 달하는 고가로 복구까지 일주일 정도가 꼬박 소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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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일원은 물론 전국에서 발생하는 ATM 절도 피해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연방수사국(FBI)에 따르면 2020년 229건이던 ATM 절도 건수는 2021년 254건으로 10%나 늘었다. 특히 2019년 31건과 비교하면 1년 사이 600%나 치솟은 셈이다. 2016년에는 45건, 2017년에는 50건, 2018년은 74건을 기록했었다.

ATM 기계를 통째로 훔쳐가는 절도 범죄의 경우 갈수록 대담하고 흉포화되고 있다. 편의점 등에 설치된 ATM의 경우 트럭 등을 이용해 업소 유리창을 부순 후 ATM 기계를 훔쳐가는 수법이 크게 늘고 있다는 게 경찰 측 설명이다. 범행에 걸리는 시간은 1분도 채 못 된다. 한 피해 업주는 “편의점 유리창을 모두 막을 수도 없어 고민”이라며 “취약 시간대만 이라도 경찰들의 순찰이 강화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ATM 절도를 상습적으로 하는 전문 털이범도 활개를 치고 있다. 얼마 전에는 남가주에서 최소한 29대의 ATM를 훔친 혐의로 30대 용의자가 체포됐다. 이 용의자는 LA카운티에서 오렌지, 샌버나디노, 샌디에이고카운티 등 남가주 일원을 휘저으며 범행을 저질렀다. 

ATM기계가 범죄자들의 타겟이 되는 이유는 당연히 ‘돈’때문이다. 관계자에 따르면 보통 ATM 한 대에는 4만달러 정도, 대도시 지역의 ATM에는 최대 25만달러가 들어있다. 

이해광 기자 hlee@chosun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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