헷갈리는 주차규정, 한인들 ‘티켓’폭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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헷갈리는 주차규정, 한인들 ‘티켓’폭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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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시 교통국 단속요원이 한인타운 윌셔가에서 ‘안티 그리드락 존’ 규정을 위반한 차량에 대해 티켓을 발부하고 있다. / 이해광 기자 



 

동전·신용카드 모두 작동 안될 때만  

LA시 ‘고장 미터기’ 간주 '무료 파킹'

표지판 없어도 72시간 넘으면 ‘위반’

최근 ‘안티그리드락존’ 단속 강화 '조심'

 

얼마 전 LA 한인타운 미터기 파킹에 주차를 하기 위해 차를 세운 김모씨. 미터기에 크레딧카드를 밀어 넣었는데 기계가 작동하지 않았다. 김씨는 고장난 미터기에는 공짜로 주차할 수 있다는 말이 생각나 자리를 떠났다. 하지만 30분 후 돌아와 보니 60여달러의 주차 위반 티켓이 차량 앞 유리에 붙어 있는 게 아닌가. 크레딧카드는 작동이 되지 않았지만 동전은 사용할 수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하지 않은 게 불찰이었다. 주차 규정상 동전과 크레딧카드 모두 작동이 되지 않는 경우만 ‘고장난 미터기’로 간주돼 무료 주차를 할 수 있었던 것이다. 

LA시의 헷갈리는 주차 규정을 제대로 알지 못해 ‘티켓’을 받았다는 한인 등 주민들이 적지 않다. 주차 규정은 웬만큼 알고 있는 듯 하지만 지역별, 시간별, 또 비슷해 보이는 표지판이라도 적힌 내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꼼꼼하게 숙지해야 한다.   

미터기 파킹 규정은 조심해야 할 부분 중 하나다. 동전과 크레딧카드 모두 작동이 안되는 경우에만 무료 주차를 할 수 있고 표지판에 허용된 시간만 가능하다. 만약 고장난 미터기에 주차했다가 티켓을 받았다면 꼭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어 놓은 게 이의 신청시 도움이 된다. 지난해 LA 일원에서 신고된 미터기 고장 건수는 1만여건에 달한다. 

특별한 표지판이 없다고 거리에 마냥 주차를 해서도 안된다. 한 번 차를 움직이면 주차 공간을 찾기 힘들다는 이유로 한 곳에 며칠간 차를 세워 두지만 엄연한 규정 위반이다. LA시 공공 도로 규정상 한 곳에 최대 주차 시간은 ‘72시간’, 즉 3일이다. 주거 지역내 아무런 표지판이 없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3일이 지난 후에는 토잉당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밤샘 주차(overnight parking)의 경우 LA시에서 실제적으로 허용하고 있지만, 컬버시티나 베벌리힐스, 패서디나, 알함브라 등 인근 시들에서는 퍼밋이 없다면 안 된다.  

거리마다 요일이 제각각인 ‘거리 청소시간’도 유념해야 한다. LA 주민들이 가장 많이 받는 티켓이기 때문이다. 지난 해에만 48만건에 육박한다. 청소차가 오던 안 오던 예외가 없다. 

교통체증이 심각한 한인타운 윌셔가 등에 부착되어 있는 '안티 그리드락 존(Anti-Gridlock Zone)' 표지판도 눈여겨 봐야 한다. 보통 오후 4~7시 사이가 가장 많은데, 만약 이 시간에 주차를 하다 적발되면 160달러가 넘는 벌금 폭탄을 각오해야 한다. 이달 초 음식을 픽업하기 위해 윌셔가에 잠시 차를 세웠다는 윤 모씨는 "밖에 나와보니 벌써 토잉 트럭이 도착해 작업 중이었다"면서 "벌금에 토잉 비용까지 합쳐 수백달러를 부담했어야 했다"며 속상해 했다. 한인 주민들에 따르면 최근 윌셔가의 교통 체증이 심해지면서 '안티 그리드락 존' 단속이 부쩍 강화됐다.  

이해광 기자 hlee@chosun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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