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뜩이나 힘든데…" 취업사기 구직자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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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뜩이나 힘든데…" 취업사기 구직자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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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유형의 취업사기가 구직자들을 울리고 있다. 한 직업박람회장을 찾은 구직자들. /AP



 

재택근무 희망, 최근 실직자 주타겟

"물품 구입해야" 송금 요구해 사취

올 250%나 껑충, 한인 피해도 잇달아

‘단기 알바’는 임금 체불 주의해야  

 

 

LA 한인타운에 거주하는 김모씨는 구직 사이트를 통해 알게 된 재택근무 포지션에 지원했다. 이력서를 낸 지 얼마 안돼 합격 통보를 받았다. 그런데 인사과 매니저라는 사람은 일을 하기 위해서는 여러 사무 용품이 필요하다며 2000달러 짜리 회사 체크를 보낼 테니 김씨의 어카운트에 입금한 후, 벤더에게 보내라고 말했다. 하지만 입금한 체크가 ‘바운스’가 나자 이번엔 김씨의 돈으로 먼저 송금을 하면 추후에 체크를 다시 보내겠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상한 생각도 들었지만 하루라도 빨리 일을 하고 싶은 마음에 송금을 했다. 이후 물건은 오지도 않고 매니저라는 사람은 연락 두절이었다. 말로만 듣던 취업 사기였던 것이다. 김씨는 억울한 마음에 경찰에 신고도 했지만 자의로 보낸 것이라 돌려 받기 힘들 것이라는 답변만 들었다. 돈도 그렇지만 김씨가 가장 걱정하는 것은 사기꾼에게 보낸 운전면허증, 취업허가증 등과 같은 신상 정보였다. 혹시라도 신분 도용을 당하거나 범죄에 이용될 지 모른다는 걱정에 지금도 마음만 졸이고 있다.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애를 태우고 있는 구직자들을 울리는 취업 사기가 여전히 극성을 부리고 있다. 사기꾼들은 전문 채용 담당자나 고용주를 사칭해 주로 재택근무를 원하거나 실직한 사람들을 타겟으로 돈을 사취하거나, 취업을 미끼로 신분정보를 빼내는 수법을 사용하고 있다.  


취업 사기는 올 들어 더 기승을 부리고 있다. 1분기 발생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50%나 치솟았다. 연방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취업 사기를 당한 사람은 9만4000여명에 달하고 피해액은 3억6700만여달러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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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취업 사기의 징후들을 사전에 파악하는 것이 피해를 예방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예를 들어 채용 담당자가 회사 이메일이 아닌 G메일이나 Hot메일 같은 일반 계정을 사용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된다. 대부분 기업들의 채용은 회사의 공식 이메일을 통해 주고 받는 것이 기본이기 때문이다. 

최근 취업 사기를 당할 뻔 했다는 한 한인은 “채용 담당자가 업무 성격에 대해 얼버무리면서 불분명하게 말을 하는 데다 새 은행 어카운트를 개설하라고 해서 전화를 바로 끊었다”고 전했다. 채용 결정을 내리기 전 민감한 개인정보 제출이나 불필요한 계좌 개설 등을 요구한다면 전형적인 취업 사기라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취업 뿐 아니라 단기 알바(파트타임)의 경우도 일을 하기 전 보다 꼼꼼한 체크가 필요하다. 최근 임금을 제 때 받지 못했다는 한인들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올 초 한인 사이트를 통해 일주일 간 포장 알바를 했다는 이모씨는 “일을 마친 지 일주가 넘도록 ‘오너가 자리에 없다’ ‘결제 과정 중이다’ 등등 갖가지 핑계를 대며 임금 지급을 미루더라”며 “결국 2주가 다 돼서 돈을 받긴 했지만, 그마저 약속보다 적은 시간 당 페이였다”고 씁쓸해 했다. 그는 “단기 알바라고 구두로만 조건을 이야기 할 것이 아니라 일을 시작하기 전 페이, 지급 방법 등에 대해 확실하게 못을 박아 두는 게 중요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취업 사기와 관련 ▲채용 담당자가 공유한 웹사이트와 회사 웹사이트가 일치하지 않고 ▲일을 시작하기 전 스마트폰, 노트북 등 장비를 구입하라고 하고 ▲현실적으로 너무 과한 조건을 내걸었다면 한 번 쯤 의심해보라고 조언했다. 

이해광 기자 hlee@chosun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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