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계 우대’ 폐지로 합격자 절반이 아시안
지난해 ‘어퍼머티브 액션’이 폐지된 이후 MIT의 아시안 합격생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MIT 캠퍼스 전경. /AP.
MIT 작년 40%서 올해 47%로 상승
흑인· 라티노 31%서 16%로 반토막
명문대 첫 인종통계 ‘판도 변화’ 감지
‘한인 등 아시안은 껑충, 흑인·라티노는 반토막’
대학 입시에서 소수계를 우대하는 ‘어퍼머티브 액션(Affirmative Action)’이 지난해 연방대법원의 위헌 판결로 폐지된 이후, 올해 주요 명문 대학의 첫 입학 통계에서 인종 구성의 두드러진 변화가 나타났다.
매사추세츠공대(MIT)에 따르면 올 신입생 중 한인 등 아시안은 지난해 40%에서 7% 포인트 증가한 47%로 전체의 절반에 육박했다. 반면 지난해 신입생 중 31%나 차지했던 흑인·히스패닉의 비중은 16%로 쪼그러 들었다. 흑인은 15%에서 5%로, 히스패닉은 16%에서 11%로 뒷걸음질 쳤다. 백인은 38%에서 37%로 큰 변동은 없었다.
지난해 연방대법원의 판결 이후 명문대 중에서 신입생들의 인종적 구성비를 공개한 것은 MIT가 처음이다. 아시안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향후 주요 명문대의 입학 통계에 주목하고 있다.
MIT측은 이번 결과에 대해 "수 십년간 많은 유수의 대학들이 소수계의 불충분한 합격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입학 사정에서 사용했던 ‘어퍼머티브 액션’을 지난해 연방대법원이 금지한 데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어퍼머티브 액션’ 때문에 아시안과 백인 지원자가 대입 전형에서 차별 받고 있다며 노스캐롤라이나대와 하버드대를 상대로 헌법소원을 제기했던 단체인 ‘공정한 입학을 위한 학생들(Students for Fair Admissions)’은 연방대법원의 판결이 긍정적 효과를 낳고 있다며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이 단체는 헌법소원에서 ‘어퍼머티브 액션’으로 인해 아시안 학생들은 SAT 같은 표준화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도 대입 전형에서 역차별 받고 있다고 지적했었다. 많은 한인들 사이에서도 아시안들은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이 많기 때문에 인종을 고려하는 대입 제도가 오히려 불리하다는 인식이 팽배했었다.
한편 “‘어퍼머티브 액션’ 폐지가 대입에서 한인에게 반드시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생각은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한인 전문가는 “어퍼머티브 액션이 사라지면서 에세이의 중요성이 더 커지는 것은 물론 전형 과정이 더 주관적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고 “또 대부분 명문대들이 에세이, 과외활동, 수상경력 등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포괄적 사정을 시행한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해광 기자 la@chosun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