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은 장거리 경주… 꾸준한 기다림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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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은 장거리 경주… 꾸준한 기다림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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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혜 전 오션사이드 RV파크 대표가 “부동산은 장거리 경주”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백종인 기자



홍성혜 전 오션사이드 RV파크 대표

50년간 부동산 투자 실전 성공 사례


참전용사비 건립기금 3만달러 쾌척

“소셜 연금은 12년째 받지 않아요”




“요즘 젊은 사람들 하는 말 중에 안타까운 게 하나 있어요. 흙수저니, 금수저니 그런 말들 많이 하더라구요. 그게 아니고, 자기가 열심히 살면 되는 건데….”


샌디에이고 인근 오션사이드 RV파크를 운영하던 홍성혜(77) 전 대표에게 사업 성공의 비결을 물었더니 돌아온 대답이다.


홍 전 대표는 1969년에 이민 생활을 시작했다. 첫 비즈니스는 롱비치의 리커 스토어였다. 5만 달러짜리였는데, 다운페이 조금만 하면 된다길래 큰 부담이 없었다.


당시만해도 한국이 그리울 때였다. ‘1년만 하다 돌아가야지’ 하는 마음이 강했다. 그런데 웬걸. 가게가 예상 외로 잘 됐다. 1년 뒤 7만5000달러에 사겠다는 사람이 나타났다. “그 재미에 한국 갈 생각이 싹 사라지더라구요.”


홍 전 대표는 이 때부터 차근차근, 그러나 빠른 속도로 사업을 성장시켰다. 샌디에이고 인근에 모바일 홈 파크를 사들여 몇 년만에 큰 사업체로 일궈냈다. 이어 상가를 매입해 여기서도 성공을 거뒀다.

이윽고 1984년 오션사이드 RV파크를 인수해 30년 간이나 운영하며 남가주 일대의 명소로 키워냈다. 그리고 2015년에 상당한 차익을 남기고 매각을 성사시켰다.


“특별히 어려운 점이나 고비 같은 건 없었던 것 같아요. 크게 무리하지 않은데다, 워낙 정원 같은 걸 가꾸기 좋아해서 즐기면서 일했죠. 그러다 보니 별 힘든 걸 몰랐어요.”


은퇴 시기가 지났지만 여전히 활동이 활발하다. 전공 분야(?)인 부동산 임대업도 계속 관심을 가지며, 남가주 한인사회와도 교류폭을 넓히는 중이다. 지난 달 오렌지카운티 한국전 참전용사비 건립기금으로 3만 달러를 쾌척한 게 그런 행보다.


“우리가 지금 이렇게 사는 게 다 누구 덕이겠어요. 건립 기금을 모금한다는 신문 기사를 보고 먼저 전화 걸어서 성의를 보태겠다고 했죠.”


당시 7살이었던 홍 전 대표는 6·25에 아픈 기억을 갖고 있다. 서울 용산 경찰서장이던 부친이 화를 당했고, 피란길에는 어머니와 뱃속에 있던 동생까지 한꺼번에 잃고 말았다. 미국에 온 뒤에는 한국전에서 10대 아들(참전용사)을 잃은 지인의 슬픔도 그래서 남의 일이 아니었다.


“늘 마음 한 켠에는 큰 짐 같은 게 있었어요. 그 분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오늘 이런 시간이 있다는 걸 잊으면 안됩니다. 기부는 그저 작은 마음일 뿐이죠.”


그렇다고 홍 전 대표가 소위 말하는 ‘큰 손’ 행세를 하는 일은 없다. “노후에 어디서 아쉬운 소리 하지 않고, 친구들에게 밥 한끼 살 수 있는 정도면 괜찮은 것 아닌가요?”라는 그녀에 대해 모교인 수도여고, 외국어대 (서반아어과) 동문회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간혹 감사의 댓글들이 비친다.


“12년 전이었어요. 소셜 시큐리티 연금을 받으라는 편지가 오더라구요. 매달 3400달러씩이니까 수령하라는 내용이었어요. ‘안 받는다’고 했죠. 그랬더니 CPA가 깜짝 놀라는 거예요. ‘아니, 그냥 나오는 건 데 왜 거절하시냐’구요. 하지만 내키지 않는 건 어쩔 수 없죠.”


그녀의 소신은 분명하다. “내가 미국 올 때가 존 F. 케네디 대통령 시절이죠. 그 분의 유명한 말이 있잖아요. ‘국가가 내게 무엇을 해줄 지 묻지 말고, 당신이 나라를 위해 무엇을 할 지 물어보라’는 그 말을 마음에 새긴 채 살고 있어요.”


최근 뜨거운 부동산 시장에 대해서도 ‘실전 고수’다운 견해를 밝힌다.


“집에 대한 투자가 가장 안전하고 정확한 선택이라는 건 분명하죠. 다만 부동산은 장거리 경주라는 걸 명심해야 합니다. 인내심을 갖고, 꾸준히 기다리는 자세가 필요해요. 흙수저니, 금수저니 그런 걸 탓할 게 아니예요. 그저 젊을 때부터 열심히 준비하면 나중에 반드시 좋은 결실을 맺게 될 겁니다.”


우미정·백종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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