뻑하면 길 막기...도로 무법자 된 아마존 트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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뻑하면 길 막기...도로 무법자 된 아마존 트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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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한인타운의 좁은 도로 한쪽을 완전히 막은 채 주차한 아마존 트럭. 뒤따르던 차량이 하는 수 없이 역주행하는 모습이 아찔하다.  /이해광 기자 


 

당일배송 늘며 타운 트래픽 급증

편도 한쪽 차단 예사, 주민들 불편  

중앙 차선 줄줄이 늘어서서 아찔 

일부는 인도서 택배 화물 정리도 

 

 

LA 한인타운 단독주택에 거주하는 이모씨는 얼마 전 쇼핑을 가기 위해 집에서 후진으로 차를 빼다가 도로 중앙차선에 서 있던 아마존 트럭 측면을 들이받았다. 스트리트 파킹 차선을 빼면 하나의 레인 밖에 없는 도로 중앙 차선에 아마존 트럭이 떡 하니 무단 주차한 것을 미처 못 본 것이다. 사고를 보험처리하기로 했다는 이씨는 “전적으로 내 잘못이기는 하지만, 좁은 도로의 중앙 차선에 차만 안 세웠다면..”이라며 한숨 지었다. 

최근 1~2년새 아마존 등 배송 차량이 급격하게 늘면서 한인타운 도로 곳곳이 교통 체증과 안전 사고 우려로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아파트가 밀집 하고  주차난이 극심한 한인타운에서 배송 차량들은 시도 때도 없이 더블 파킹을 일삼고 도로를 막아서는 일이 잦아 운전자들과 주민들의 불만이 더 커지고 있다. 

소비자들의 쇼핑 패턴이 온라인 위주로 바뀌고 아마존 등이 ‘당일 배송’을 주요 전략으로 내세우면서 LA를 비롯 대도시들로 유입되는 배송 차량 트래픽은 엄청나게 급증했다. 2021년의 통계를 보면 남가주에서 하루에 배달되는 배송 상자는 310만개에 달했다. 2년 전 통계임을 감안하면 현재는 이보다 20~30% 이상 증가했을 것으로 관계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한인타운 도로 곳곳에서는 거의 매일 '배송 전쟁'이 발생한다.한인타운의 3~6가 사이 라파옛팍 플레이스 길의 중앙차선은 아마존을 비롯 페덱스, UPS 같은 배송 트럭이 뒤엉켜 거의 하루 종일 빼곡하다. 배송 차량이 중앙차선을 ‘점령’하면서 운전자들의 불편은 물론 안전사고 유발 가능성도 높아졌다. 한 한인 운전자는 “중앙 차선에는 배송 트럭들이 줄지어 늘어서 있어 곡예를 하듯 남은 차선으로 빠져 나간다”며 “거기다 차도 가운데서 트럭 배달 기사들이 갑자기 튀어 나올라 치면 기겁을 하게 된다”고 전했다. 좁은 도로의 편도 차선을 아예 막는 일도 한인타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이다.  

 

아마존 배송 트럭으로 인한 문제는  LA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뉴욕 도심에서는 하루에 배달되는 아마존 같은 배송 패키지가 무려 150만개에 달하고, 매일 배송 상자를 받는 가구 비율도 15%라고 한다. 1000가구 거주하는 아파트라면 150가구에 매일 택배를 전달 받는다는 것이다. 

배송트럭 트래픽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관련 사고도 잦은 편이다. 한 통계에 따르면 아마존 배송기사의 20%가량이 업무 중 여러 이유로 부상을 당한다. 이중 교통사고도 적지 않는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예 '아마존 운전사고 전문'이라고 내건 변호사들도 적지 않은 실정이다. 한 관계자는 “아마존 트럭 운전기사들의 경우 휴식도 없이 긴 시간 운전을 하는 데다 과중한 업무로 인한 피로, 빠른 배달에 대한 스트레스 등 교통사고의 경우 원인이 대동소이 하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LA 같은 대도시는 우버와 리프트 같은 공유차량 서비스로 이미 교통 문제가 심각한 상태인데, 아마존 같은 배송트럭까지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트래픽 문제는 더 심각해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해광 기자 hlee@chosun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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