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바구니 물가 ‘껑충’…"추석상 차리기 겁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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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바구니 물가 ‘껑충’…"추석상 차리기 겁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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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시온 마켓의 한 직원이 ‘추석맞이 선물대전’ 상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우미정 기자




과일 육류 큰 폭 상승, 소비심리 위축

마켓들 핫아이템 위주 파격 할인경쟁 

EBT 카드 고객 지원금 준 것도 영향 


한국 최대 명절인 추석(29일)을 사흘 앞두고 한인 마켓들이 본격적인 추석 맞이 세일에 돌입했지만 올 들어 크게 오른 장바구니 물가 탓에 한인들의 소비 심리가 위축되고 있다. 마켓마다 명절을 앞두고 차례 상과 가족들이 먹을 음식을 장만하기 위해 장을 보러 나온 한인들로 북적였지만 크게 오른 물가로 선뜻 지갑을 열지 못하는 분위기다.  


25일 코리아타운 플라자 내 H마트를 찾은 스티븐 황(81)씨는 “올 추석 준비는 예년 대비 3분의 1 이하로 줄여 필요한 식재료만 구입했다”며, “제사상을 차리지 않는데도 대폭 오른 물가 덕분에 기본 추석 상차림이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이날 한남체인에서 장을 본 황선모(65)씨도 “납골당에 가져갈 비빔밥 재료와 떡, 술만 조촐하게 준비했다”며, “고기와 과일 등 물가가 너무 올라 형식만 차리는 추석이 됐다”고 말했다. 


시온 마켓을 방문한 김진아(42)씨는 “매장 내 할인 품목이 보이지만, 예산이 빠듯해 선뜻 장바구니에 넣지 못했다”며, “흑마늘과 도라지, 칡 등 건강주스 상품 대신 저렴한 과일 몇 개 주워 담았다”고 말했다.  

추석을 앞두고 한인 마트에 방문한 많은 고객들이 눈에 띄게 오른 식재료 값으로 추석 상차림 준비에 재정적 부담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 고객들은 “추석 차례상 규모를 대폭 줄이거나 더 이상 추석 상차림 기분을 내지 않을 계획”이라고 답했다.  


마켓들은 추석 쇼핑 분위기를 돋우기 위해 햇과일과 건강주스, 한과, 떡 등 추석 핫아이템을 중심으로 파격적인 할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시온 마켓의 존 윤 지점장은 “올해는 추석이 주말이 끼어 있어 가족들과의 모임 뒤 주말까지 만남이 이어지면서 고객들의 선물용 상품 구매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지점장은 “우리 마켓의 경우 32.99달러였던 신고 배 박스 가격을 24.99달러로, 냉동 동태는 파운드 당 4.99달러에서 99센트로 대폭 할인했다”고 전했다. 시온마켓의 경우 계란은 6.99달러에서 2.99달러, 냉동 송편은 1달러 할인된 5.99달러에 판매한다. 이 밖에 건강 주스와 약과, 밀가루, 간장 등도 할인에 들어갔다. 추석 연휴 가족과의 모임에서 빠질 수 없는 추석맞이 선물대전 놀거리 상품도 진열됐다. 윷 한 상자는 7.99달러에서 4.99달러로, 화투는 2.99달러에서 1.99달러로 할인된다.  


H마트도 풍성한 추석 세일전을 준비했다. H마트 이성준 매니저는 “오뚜기와 CJ, 청정원 등의 벤더별 할인 모음전을 포함, 한국에서 직수입한 한과 등의 전통과자도 할인에 들어갔다”며, “한국산 배 한 상자에 23.99달러 등 추석 상품 전 품목 20% 이상 할인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인 마켓 관계자는 “올해 추석을 앞둔 고객들의 소비심리 위축에는 EBT 카드의 코로나19 관련 지원금이 대폭 줄면서 마트 고객 단가(평균 지출 금액)가 낮아진 점을 간과할 수 없을 것”이라며, “마트 고객의 15~20%가 EBT 카드 소지 고객”이라고 전했다. 



우미정 기자 mwoo@chosun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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