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의 세계를 보면 강한 동물일수록 독이 없다. 호랑이와 사자, 그리고 곰은 독이 없다. 그러나 전갈과 뱀, 스컹크는 독을 내뿜는다. 독을 품어서는 동물의 왕이 될 수 없다. 독기 품은 사람이 지도자가 되면 그것은 재앙이다. 독기를 버려야 큰 지도자 될 수 있고, 인물이 될 수 있다.  

다윗이 큰 지도자가 될 수 있었던 것은 독기를 이겨냈기 때문이었다. 다윗은 일생동안 자신을 괴롭히는 원수들이 많았지만 그들을 향한 독기를 품지 않았다. 자기를 죽이려고 그토록 괴롭혔던 사울 왕에게 원수 갚을 기회가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심지어 사울이 죽었을 때 다윗은 슬픈 노래를 부르며 애통함으로 눈물의 장례를 치러주었다. 

한 번은 반란을 일으킨 아들 압살롬에게 쫒겨 도망가는 다윗을 사울 왕의 집안사람이었던 시므이가 조롱하고 저주하였다. 이에 장수 아비새가 다윗을 저주하는 그의 머리를 베어버리겠다고 흥분하니까 다윗이 말하기를 (삼하16:11,12) “내 몸에서 난 아들도 내 생명을 해 하려 하거늘 하물며 이 베냐민 사람이랴 여호와께서 그에게 명령하신 것이니 그가 저주하게 버려두라 혹시 여호와께서 나의 원통함을 감찰하시리니 오늘 그 저주 때문에 여호와께서 선으로 내게 갚아 주시리라”고 하며 다윗은 조롱과 저주를 받는 가운데서도 독을 품지 않고 하나님의 은혜를 붙잡았다. 그런 다윗이었기에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자요, 남북을 통일하고 천하를 얻는 참지도자가 될 수 있었던 것이다.  

신약에서 바리새인들은 종교적인 열심과 능력이 있었던 사람들이다. 많은 것을 갖추고 사람들에게 보여주기도 잘하는 종교적 엘리트들이었다. 그들이 역사적으로 큰 역할을 감당하는 지도자그룹이 되어야 하는데 그들은 지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이유가 뭘까? 그들에게 결정적인 잘못 하나가 있었다. 그것은 바로 독기를 품었다는 것이었다. 깊은 질병의 사람이 예수님께 고침받는 것을 보면서 도와주기보다는 비난과 정죄의 마음을 드러낸다. 죄인이 회개하고 돌아오는 데 불쌍히 여기기보다는 라이벌 의식으로 행동한다. 자기 생각이나 자기 이익과 충돌하면 언제 물지, 언제 독기가 폭발할지 모르는 펄펄 뛰는 자들이기에 참된 지도자가 될 수는 없었다. 

예수님이 말씀하신 선한 사마리아인의 비유가 있다. 예루살렘에서 여리고로 내려가는 길에서 한 사람이 강도를 만나 물건을 다 빼앗기고 거의 죽게 된 채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었다. 그 때 레위인과 제사장은 그 사람을 보고는 모두 그냥 지나쳤다. 험한 세상과 강도를 욕하며 지나갔을 것이다. 아니면 약한 자신을 탓하며 급히 도망쳤는지도 모른다. 일면 이해가 가는 장면이다.

그러나 한 사마리아 사람은 쓰러진 그 사람을 살리기 위해 자기의 포도주와 기름으로 상처를 치료해주고, 자기 짐승에 실어 여관에 데려다가 보살피게 하며, 자기가 그 비용까지 지불한다. 그리고 예수님은 우리에게 이렇게 하라고 말씀하셨다. 어떻게 하면 남이 나를 욕하고 해치는 억울하고 불공평한 세상에서 이렇게 할 수 있을까? 문제에 붙잡히지 말고 나 같은 죄인을 용서하신 십자가, 나를 구원하여 천국가게 하는 하나님의 은혜에 붙잡히는 것이다. 남을 저주하는 독을 해독할 수 있는 것은 문제보다 크신 하나님의 은혜뿐이기 때문이다. 어두워져 가는 세상에서 다윗과 같이, 선한 사마리아인과 같이 하나님의 은혜로 독을 이기는 사람이어야 참된 그리스도인이라 할 수 있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