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도둑 극성에 가주정부 ‘칼 빼 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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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도둑 극성에 가주정부 ‘칼 빼 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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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주 전역에서 소매절도가 급증하고 있다. 가주는 조직 소매범죄가 가장 많은 '핫스팟'으로 인식되고 있다. / ABC7 뉴스화면 캡처 



주의회, 강력대응 법안(AB 1708) 추진

'절도금액에 상관없이 중범혐의 적용' 

소매범죄 상위 10개 도시 중 가주에 3개…LA 1위  


'앞으로 좀도둑도 상습범이라면 중범으로 엄히 다스리겠다.' 

좀도둑 등쌀에 넌더리가 난 업주가 "차라리 문을 닫겠다"고 할 정도로 소매절도가 만연하자 캘리포니아주 의회가 강력대응에 나섰다. 주 의회차원에서 상습 절도범들에게 중범죄 혐의를 적용하는 강력법안(AB 1708)을 추진하기로 한 것. 

 

해당 법안은 절도 관련 범죄로 2회 이상 유죄를 받은 사람에 대해 절도금액에 상관없이 중범죄 또는 경범죄 혐의를 적용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 법안은 또한 좀도둑으로 기소된 전과자들이 약물남용과 정신건강 치료를 위한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알 무라츠치 가주 하원의원은 18일 가주도시연합(LCC), 가주소매협회(CRA), 가주경찰청장협회(CPCA), 지방검찰협회(CDAA)와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해당 법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무라츠치 의원은 “지역사회 전역에서 발생하고 있는 만연한 소매절도를 방지하기 위해 AB 1708을 도입했다“고 말했다.

 

지난 2014년 11월 유권자들에 의해 승인된 발의안(Prop 47)은 950달러 미만의 비폭력 절도에 대한 처벌을 경범죄로 경감하고 중범죄 기소에 해당하는 피해액을 1000달러로 올렸으나, AB 1708은 절도금액에 관계없이 상습적으로 절도를 하는 사람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것이다.

 

샌타모니카 불러바드에 위치한 한 쇼핑몰에서 35년 째 보석상을 해 온 김 사장(68)은 19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올해만 세번 째인 절도사건을 수 차례 신고해도 경찰의 현장출동은 거의 없었다”며 “20일부터는 매장 내 경비원을 자체 투입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지난 6일 진열대에 결혼반지를 디스플레이 하던 중 강도가 침입해 5000달러 상당의 보석을 눈앞에서 강탈당했다”며 “박살난 진열대 등 수리비만 1000달러 넘게 들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강도가 물건을 훔치는 과정에서 눈에 페퍼스프레이를 뿌리고 유리창을 박살내는 등의 위험천만한 일도 발생해 지금은 영업시간에도 현관문을 걸어 잠그고 장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인타운에서 15년 째 남성 옷 수선집을 하고 있는 박민숙 대표는 “통제 안 되는 좀도둑 때문에 현관문에 자물쇠만 6개를 채웠다”며 “최근 도둑이 자물쇠 하나를 끊고 침입하려던 흔적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상당수의 한인업주들이 영업시간에 문을 걸어 잠그고 운영하는 등 절도범들 때문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절도사건 이후 상황파악을 위한 전화 한 통 없는 경찰에 신뢰도는 바닥을 쳤다"고 말했다. 

 

전미소매협회(NRF) 보고서에 따르면, 소매절도는 연간 약 300억달러의 경제적 손실을 초래하며, 가주의 경우는 조직 소매범죄의 ‘핫스팟’으로 인식되고 있다. 소매범죄 상위 10개 도시 중 3개 도시가 가주에 있으며, LA가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롭 본타 가주 법무장관은 “조직적인 소매절도는 기업 및 소매업체, 소비자에게 피해를 입히고 대중을 위험에 빠트린다”며 “이 같은 뻔뻔스러운 범죄활동은 캘리포니아에서 용납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달 초 주 전역 홈디포 매장을 표적으로 총 7만5000달러 이상의 피해를 입힌 소매절도범 3명이 체포됐다. 이들은 LA와 오렌지, 샌디에이고 카운티 매장을 대상으로 조직적인 소매절도, 중절도, 장물수수 등 여러 건의 중범죄 혐의를 받고 있다.

 

우미정 기자 mwoo@chosun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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